나노복합소재 사용해 파우치형 배터리 제작
리튬이차전지 비롯해 수분해, 가스 센서 등 적용
◆…연구진이 고수명 유기전극으로 제작한 파우치형 배터리의 충·방전 성능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나노복합소재를 사용해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유기물 기반 고수명 유기 전극을 개발해 차세대 이차전지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포스텍과 공동으로 차세대 이차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고수명 유기 전극'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전극은 매장량이 제한적이고 수급이 불안정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무기물을 주로 사용한다.
연구진은 합성을 통해 대량생산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면서도 용량에 비해 가벼운 유기물 기반 전극을 개발했다. 다만 유기물 소재 전극은 충·방전 중 이온화(ionization)되는 과정에서 전지 안의 전해질 용액에 쉽게 녹아 전지의 수명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나노복합소재를 사용해 유기 전극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 화학적 합성법 대신 물리적 혼합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어 실용화에 훨씬 유리하다.
해당 기술은 유기물 전극 후보물질 가운데 초기용량이 높은 물질(DMPZ)과 수명이 긴 물질(PTCDA)을 동결분쇄해 혼합하는 복합소재 제조법이 핵심이다. 이 소재로 전극을 제작해 실험한 결과, 충방전 과정에서 두 물질의 상호전하보상 작용으로 전기적 중성 상태가 지속돼 650회 이상 충·방전 시에도 초기 용량이 90% 이상 유지됐다.
반면 DMPZ 단일 소재로 제작한 전극은 충·방전 5회 이내에 수명이 20% 이하로 저하됐다.
연구진은 고수명 유기 전극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제작해 리튬이차전지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앞으로 수전해, 가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물 기반 전극의 전기화학적 안정성과 수명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스마트소자팀장은 "그린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이차전지의 한계를 뛰어넘을 소재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 성과로 차세대 이차전지 실용화를 한층 앞당겼고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물 기반 전극의 연구개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 8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