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헝가리 반대로 EPF 5억유로 지원 무산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하나인 헝가리의 적극적인 저지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지원이 사실상 무산되고 있다.

EU 외교정책 위원 조셉 보렐(Joseph Borrell)은 1일, 스페인 톨레도에서 개최한 EU 각료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EU 회원국 중 한 곳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5억 유로(7200억원) 규모의 '유럽평화기금(EPF) 지출이 막혔다고 말했다.

그는 "EPF 8번째 트랑슈(발행 채권 중 외국에서 판매되는 부분) 발행이 막힌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향후 몇 주 안에 문제가 해결돼 정상 발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채권 발행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국가는 헝가리로 밝혀졌으며 전쟁 와중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외교 마찰을 빚으며 양국 간 막말을 주고받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주요 은행을 전쟁 후원은행으로 지정한 것에 강력하게 반발, 수개월째 EPF 지원을 막고 있다.

특히 2021년 3월 조성된 EPF가 정상적인 유럽연합 예산과정을 따르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탄약을 전달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하는 통로로 이용되면서 다른 EU 국가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보렐은 거의 4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징집병이 톨레도 스페인 사관학교를 포함, 여러 EU 국가에서 훈련을 받을 것이라며 더 많은 우크라이나 군대를 더 빨리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스페인 관리는 2024년부터 2027년에 걸쳐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의 조성을 유럽 위원회에 제안하며 "연말까지 합의에 도달할 것을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보렐은 향후 4년간 총 200억 유로의 기금이 연간 50억 유로 수준에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헝가리는 이에 반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 초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페터 시자르토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EU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태"라며 "안보, 경제,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라고 말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