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1년여 만에 방러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하칸 피단 터키 외무장관이 2023년 9월 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오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다. 지난 7월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이후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2개월 만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4일 소치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이 공식 발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8월 6일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다시 러시아를 방문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7월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중단된 흑해곡물협정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하는 협정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의 곡물·비료 수출 보상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달 파기를 선언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흑해 곡물수출협정 갱신을 위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구체적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서방이 약속을 이행한다면 즉각 흑해 곡물협정에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틀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을 만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서방이 해야 할 조치의 목록을 전달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하칸 피단 외무장관을 만나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것은 러시아의 잘못이 아니다. 러시아의 요구 사항이 충족된다면 즉시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러시아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대안으로 튀르키예가 러시아 곡물을 가공해 각국에 공급하는 방식을 제시한 상태다. 튀르키예는 카타르의 재정 지원으로 러시아 곡물 100만 톤(t)을 할인가에 공급받고 이를 재가공해 가장 필요한 국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