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어젠다 세팅 잘못됐을 때 정치인이 겪는 현상"
"정치와 대중의 괴리가 일어나는 가장 위험한 현상"
'이준석 3개월짜리'에…"그간 변명들 한방에 무력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7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대 복지회관 소극장에서 '청년 정치인이 바라본 진보와 보수의 민낯, 그리고 대안'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길거리 건달이 기사도 정신에 심취해 돌아다니고 풍차라는 적을 억지로 만들어 망상에 뼈져 산다"며 소설 '돈키호테'를 빗대어 맹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인천대 법학부 초청으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윤석열 정부를 분석했을 때 안타까운 지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의 주제는 '청년 정치인이 바라본 진보와 보수의 민낯, 그리고 대안'이었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쉬운 함정은 나만의 낭만의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옆에서 보면 미친 사람이겠지만, 어젠다 세팅이 잘못됐을 때 대부분 정치인이 겪게 되는 현상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위정자들이 어떤 이념을 강하게 주입하려고 하는 순간 정치는 민생과 거리가 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는 건 이념 아닌 민생'이라던 윤 대통령은 1년 만에 방향을 정해 돌격을 시작했다"며 "정치와 대중의 괴리가 일어나는 가장 위험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그는 강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최근 온라인 매체 '더탐사'가 공개한 윤 대통령과 여권 인사 간 녹취록에 대해서도 재차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논란을 차치하고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들"이라며 "제 행동 때문에 윤 대통령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변명들을 한방에 무력화시키는 녹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명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는 게 정치 세력 간 도리인데 문제될 만한 일을 덮기 위해 주장을 합리화하거나 무리수를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도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6일 KBS라디오에서 인터넷 매체 '더탐사'가 공개한 윤 대통령의 녹취록에 대해 "'윤핵관' 성님 일체들에게 제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제 인식은 대통령께서 정치를 처음하시니 입당 후 '윤핵관'들이 왜곡된 시각을 주입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어제 녹취 내용을 보니 입당 전부터 스스로 그런 관점을 가진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제 녹취록을 들은 이후 페이스북에도 '앞으로 윤핵관 안 까겠다. 윤핵관 성님들 죄송'이라고 글을 썼다"라며 "(대통령께서) 정치에 대한 관점이 백지장 같은 상태에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건 본인 생각이신 듯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2021년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 이뤄진 통화 내용이 담겼다. 녹취록엔 "이준석 대표가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등과 같은 발언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