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文, 수일 내 상경해 이재명 단식 만류해야"

"과거 역대 군사정권에서도 야당 대표 단식에 이렇게 몰인정하지 않아"

"尹 정권, 정치도 인간 관계도 실종돼"

"민주당, 일사불란하게 단결돼 있으면 검찰 영장 청구 못한다"

박 전 국정원장은 13일 YTN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영민 전 비서실장을 통해 단식 중단 표현을 했는데, 수일 내로 문 전 대통령이 상경해 단식을 만류해주는 모습을 갖춰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단식을 한 지 2주가 넘어가면 인체상에서 괴사 등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온다"며 "단식을 중단하고 다시 이 대표가 투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과거 역대 군사정권에서도 야당 총재 대표가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몰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속 폄하하고 조롱했다. 윤석열 정권에서 정치도 인간관계도 실종됐다"며 "사람이 할 짓을 하고 있느냐 이런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단식장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정치 현안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는 "어떻게 그것이 정치 현안이냐. 정치 현안 아니면 국방부 장관은 그런 식으로 교체하나. 말도 안 된다"며 "검찰수사도 지난 12일에 받았지만, 증거가 하나도 없는 거 아니냐. 보고 싶다 증거야"라고 답했다.

검찰이 추석 전에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거라고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못한다고 보지만 정치검찰이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민주당을 흔들어볼 것"이라며 "민주당이 검찰의 칼춤에 흔들리지 마라. 일사불란하게 단결돼 있으면 영장 청구 못한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가·부결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의 조짐이 보이는 데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 대표가 결단하기 전에 얘기할 성질이 못 된다"면서도 "지금은 뭉쳐서 강한 투쟁의식을 보여야 한다. 지금 이 판국에 누구 좋으라고 분열하는 것이냐"고 조언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은 지난 13일 이재명 대표를 찾아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달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노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져 문 전 대통령이 아주 깊이 걱정하고 있다"며 "정치가 실종되고 국민 통합보다는 분열이 횡행하며, 국익이나 민생보다 이념이 우선시되는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한 번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방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이 대표가 12일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결의대회'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에 공언한 불체포특권 포기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돌고 돌아 또다시 '방탄대오'를 갖추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