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홍수 사망자 "2만명 이를 것"…"시체 끊임없이 밀려와"

1만명 실종, 최소 3만명 이재만 발생

정치적 혼란 상태로 예상보다 피해 규모 커져

시신, 포크레인 이용해 집단 매장

지난 10일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를 강타한 폭풍으로 해안 도시 데르나에서는 댐 두 개가 무너져 도시 전체가 물에 휩쓸리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당국자는 데르나에서만 2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압둘메남 알 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알 아라비야 TV에 출연해 데르나에서만 1만 8,000명에서 2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알바이다 의료센터의 압둘 라힘 마지크 소장 또한 사망자가 2만 명이라는 추정치를 내놨다.

리비아 적신월사와 국제 적십자 연맹 리비아 대표단 등 구호 기관은 실종자가 1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최소 3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10일 강력한 폭풍우 '대니얼'이 리비아 동부를 강타하며 데르나를 비롯해 벵가지, 알마르지 등 동부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인구 10만 명의 해안 도시 데르나에서는 댐 2곳이 무너지면서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겨 익사자가 속출했다. 댐 붕괴로 도시의 4분의 1이 바다로 휩쓸려 갔으며 당시 데르나의 수위는 3미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리비아 내부의 정치적 혼란 사태로 인해 구호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실제 피해 규모가 당초 당국의 예상보다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모하메드 아부-라무샤 리비아 내무부 대변인은 "데르나에서만 5,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지역 당국이 예상한 2,30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리비아 민간항공부 장관이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인 히켐 아부 치쿠아트 "바다에서 끊임없이 수십구의 시신이 밀려오고 있다"며 "재건에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국은 시신을 집단으로 매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가디언에 따르면 당국은 시신이 너무 많이 나오자, 질병의 확산을 피해기 위해 옷감 등으로 싼 시신을, 포크레인을 이용해 집단 매장하고 있다.

구조대는 구조뿐 아니라 시신 수습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응급 및 구급차 서비스 대변인 오사마 알리는 전화선이 끊어져 구조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심각한 파괴로 인해 구조작업자들이 데르나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썩어가는 시체를 수거하고 있다"며 "시체 안치소 앞 인도에 시체가 방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동서로 분열되어 있는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수년간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 지역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임시국가 통합정부 아래에 있으며 동부 지역은 우사마 하마드 리비아 국민군(LNA) 통제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