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적월신사 "홍수 사망자 1만1천300명"…WHO 26억원 긴급 지원

"사망자 도시인구 5분의 1인에 달할 수도"

시신, 대규모 집단 매장…질병 발생 우려 커져

정치적 혼란 상황에 피해규모 커져

WMO "대부분 인명 피해 피할 수 있었을 것"

지난 10일 치명적인 폭풍우로 댐 2곳이 무너져 익사자가 속출한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의 해안 도시 데르나의 사망자 수가 1만 1천300명으로 늘었다고 리비아 적월신사가 발표했다.

도시 전체가 물에 휩쓸린 데다 지역 내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으로 당초 예상보다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리비아에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마리 엘 드레세 리비아 적월신사 대표는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망자 수가 1만 1천300명에 달했으며 1만1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현재 도시의 파괴 수준과 무정부 상태로 인해 피해 수준을 정확하게 집계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압둘메남 알 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사망자 수가 도시 인구의 약 5분의 1인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일 강력한 폭풍우 '대니얼'이 리비아 동부를 강타하며 데르나를 비롯해 벵가지, 알마르지 등 동부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인구 10만 명의 해안 도시 데르나에서는 댐 2곳이 무너지면서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겨 익사자가 속출했다. 댐 붕괴로 도시의 4분의 1이 바다로 휩쓸려 갔으며 당시 데르나의 수위는 3미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매체 NBC는 시신이 여전히 해안에 떠밀려 오고 당국의 대규모 집단 매장으로 인해 향후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시신을 집단으로 매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시신이 너무 많이 나오자, 포크레인을 이용해 옷감 등으로 싼 시신을 집단 매장하고 있다.

같은 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비상 기금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규모 재난으로 인해 리비아의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며 생존자들의 건강을 보호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 내의 구호품 재고를 현장으로 보냈으며 외상치료와 응급 수술 등에 필요한 의료품을 두바이의 물류허브에서 이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는 리비아 내부의 정치적 혼란 사태로 인해 구호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당초 당국의 예상보다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페테리 탈라스 의장은 AFP통신에 당국이 더 나은 경고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면 대부분의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폭풍 전날 데르나 시장은 댐 주변 일부 지역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경고했으나 리비아 동부 내무부 비상대책위원회는 통행금지를 발령했다.

정치적으로 동서로 분열되어 있는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수년간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 지역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임시국가 통합정부 아래에 있으며 동부 지역은 우사마 하마드 리비아 국민군(LNA) 통제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