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매장량 1위 인니, "제련소 수요 급증에 15년 후 동난다"

니켈 탐사 프로젝트에 더 많은 투자 유치 필요

제련소 과잉 투자로 니켈 매장량 빠르게 소진

1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아리핀 타스리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니켈 소비량을 고려할 때 앞으로 15년 후면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로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니켈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석 매장량은 총 223억톤(t)이며 이 중 53억t은 검증된 물량이고 170억t은 추정 매장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발표한 수치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니켈 금속은 훨씬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 분석가인 아마드 주디 드위쿠수마는 자카르타 포스트에 "니켈 광석에는 니켈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니켈 광석 1톤에서 추출할 수 있는 니켈 금속은 1.5∼3%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니켈 금속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내 매장량을 2100만t으로 보고 있다.

USG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니켈 원광에서 160만t의 니켈 금속을 생산했다.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규모다. USGS의 추정대로라면 13년 뒤에는 추출할 니켈이 없어지는 셈이다.

아리핀 장관은 "임박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니켈 탐사 프로젝트에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해야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위한 재활용 시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을 유치하면서 세계 전기차 허브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제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지난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막고 광물회사들에 정·제련소를 설립하도록 해 광물이 아닌 제품 형태로 수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수출 금지 이후 인도네시아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고 니켈 산업은 현재 인도네시아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6월 기준 인도네시아 내 니켈 가공 제련소는 34개로 2020년(17개) 대비 두 배로 늘어났으며 50개의 니켈 제련소가 계획 단계에 있다.

이처럼 제련 능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공급되는 니켈 광물만으로는 제련 능력을 충당하지 못하자 필리핀에서 니켈 광물을 수입해 오는 실정이다.

공공 정책 연구소인 디인도네시안인스티튜트(TII)의 푸투 루스타 아디자야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다운스트림(하류 산업) 육성을 한다며 제련소에 과잉 투자를 해 니켈 매장량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디자야 연구원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제련소가 필요한지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과도하게 건설될 경우 과잉 채굴로 인해 니켈이 빠르게 소진되고 과잉 공급으로 가격도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