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받는 中 전기 화물차 1년 사이 3배 증가
성능 동일 모델 판매가격 중국보다 한국 더 비싸
◆…중국 지리자동차 쎄아. 사진=모빌리티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처
2000만 원 상당의 구매 보조금을 앞세운 중국 전기화물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 생산국과 관계없이 느슨한 기준으로 무분별하게 보조금이 지급돼 국민의 세금으로 중국 업체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보조금을 지급받아 구매할 수 있는 전기 화물차는 총 50종(특장차 포함)에 이르며 이중 14종이 중국산이다. 지난해(26종 중 중국산 5종)와 비교해보면 1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구매 가능한 중국산 전기화물차가 늘면서 판매량도 늘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7월 누적 신규등록된 중국산 전기화물차는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총 1358대이다. 지리자동차의 전기 화물차 '쎄아'는 출시 두 달 만에 421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인기는 막대한 보조금 영향이다. 정부는 올해 1톤 이하 전기트럭 보조금 대상을 지난해 4만대에서 올해 5만대로 늘렸다. 특히 올해 구매보조금으로 책정된 금액만 최대 2350만원에 이르고 여기에 소상공인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차량 가격의 60~70%를 지원받게 된다.
지급 기준도 느슨해 1t 전기트럭은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250㎞)만 만족하면 보조금을 100% 준다. 지난달 신규등록된 상위 10개 수입상용차 가운데 중국 전기화물차 4종(쎄아·이티밴·T4K·마사다밴)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구매보조금은 대당 국고 1200만원, 지방자치단체는 350만원~1150만원이다.
문제는 한국의 보조금으로 판매가 상당부분을 충당할 수 있게 된 중국 업체들이 자국보다 한국에서의 판매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기화물차 'FARIZON V6E'의 경우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에서 평균 2305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판매 가격은 3980만원이다. 중국 업체는 구매보조금 2350만원과 소상공인 추가 지원금 360만원을 받으면 1270만원에 차를 살 수 있다며 보조금 지원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공인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짧은 주행거리 탓에 고속도로마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전기트럭이 점령하다시피 사용하면서 국내 일반 전기차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기 화물차에 과도하게 지급되고 있는 보조금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혈세로 지원받은 중국산 전기화물차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막대한 예산이 외국산 자동차 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화물차에 대한 보조금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