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농업부 "곡물 검사, 발트해 위치한 리투아니아 항구로 이전"
AP "곡물 갈등, EU에 큰 위협…당사국 간 분쟁 완화 기대"
"분쟁 해결돼도 균열 지속될 수도"…폴란드 집권당, 우크라 지원 비판에 직면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로를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에서 리투아니아 항구로 변경하기로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합의했다고 밝혔다.<사진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성명을 통해 자국산 곡물 검사를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에서 발트해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항구로 이전하기로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번 조치가 폴란드 영토를 통한 우크라이나 수출의 운송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 이외의 빈곤 국가들이 더 신속한 절차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치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은 4일(현지시간)부터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 항구에서 해충 및 전염병에 대한 검사를 받고 전 세계로 수출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명시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촉진하는 것이지만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원이 약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최근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3국 간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금수 조치를 자체적으로 연장하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유럽 동맹국 간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관계가 틀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로 촉발된 갈등이 러시아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에 큰 위협 중 하나였다며 이번 조치로 당사국 간 곡물 분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폴란드 정부의 이 같은 입장 전환은 집권당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곡물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양국의 균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폴란드 집권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폴란드 내부 문제에 집중할 것을 주장하는 극우 정당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비셰그라드인사이트저널의 보이치에흐 프지빌스키 편집장은 영국 더 가디언에 집권당이 지난 5월부터 민족주의자들과 반우크라이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구하는 등 기존과 다른 행보의 조짐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로였던 흑해 항로가 막히면서 EU는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수출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폴란드, 헝가리 등의 육로와 수로를 이용하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동유럽 국가로 유입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늘어나며 일부 국가는 자국에 유입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가격을 폭락시키는 등 시장 생태계를 흐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지난 5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국에 대한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직접 수입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경유만 가능하도록 조치했으며 해당 조치는 지난 15일에 만료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이를 자체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WTO에 제소하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