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신형 핵미사일 시험 성공"…30년만에 핵실험 재개 가능성 경고

"이론상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가능...미국과 똑같이"


"우크라 전쟁은 서방 탓...러시아는 전쟁 끝내려 해"

5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부레베스트닉 전략순항미사일 최종 시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주요 핵무기인 사르마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스템도 거의 완성했다고 밝혔다.

부레베스트닉 개발 프로그램은 차세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8년 3월 국정연설에서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보장할 신무기로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여기에는 극초음속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킨잘'과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활강 미사일도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론적으로 핵실험금지조약(Nuclear Test Ban Treaty)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며 1990년 이후 30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미국이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은 하지 않은 반면 러시아는 서명하고 비준했다"면서 "미국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가능하다. 비준 취소는 국가두마(하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의 독트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오늘날 그 어떤 것도 러시아의 존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정신이라면 누구도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미사일 발사가 감지되는 순간 우리는 해상이든 지상이든 미사일 수백 발을 날려 적이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 반대로 우리는 그것을 끝내려고 했다"면서 이날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 아닌 '전쟁'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며 자국 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빼앗을 필요는 없다면서 "이번 분쟁은 제국주의나 영토 문제가 아니라 세계 질서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식민주의적 사고로 세계를 대하고 있다며 "미국이 2014년 쿠데타를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위기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과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었으나 서방이 무시했다며 "서방은 항상 적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는 항상 반대해왔지만 유럽연합(EU) 가입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에 나선 이후 9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으며,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외부의 도움 없이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노력은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으며 일본에 대해서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