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국세청장이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역대 최대규모의 '세수 결손(정부 예산 대비 국세수입의 부족분)'이 예고되자 야당을 중심으로 징세기관인 국세청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세수전망에 잣대가 될 수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국가 재정집행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 제대로 전달했느냐를 따지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에 대해 1차 책임은 국세청에게 있다"면서 "예상편성을 위해 세수추계위가 올해에만 다섯 차례 열렸고, 국세청 징수법무국장도 참여했는데 국세청은 마치 책임이 없는 것처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수 결손 규모는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지난달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국세수입을 341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올해 예산을 짜며 예상한 전망치(400조5000억원)보다 59조1000억원 적은 규모로, 세수 결손액 기준으론 역대 최고다.
양 의원은 "국세청은 내국세 징수실적과 이에 필요한 통계자료 등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고, 국세청 소관 세수 실적을 관리하면서, 세목별 통계추이를 제일 잘 아는 기관인데 이제와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관행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세청은 무사안일과 천하태평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은 "세수진도율이 5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소득세 –13.4%, 법인세 –24.2%, 종부세 –17.6% 등으로 심각했는데 국세청이 이를 감지하지 않았느냐"며 "현장의 경제 온도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이 국세청일텐데, 세수추계위원회 등에서 이를 전달했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국세청은 집행기관으로써 현장에서 맞닥뜨리며 위기를 느낄 것이다. 국세청이 현장의 얘기를 듣고 전체 기조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이런 지적에 "세수 여건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세수 실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지만, (국세청에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이 어렵다. 세정 집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치적 세무조사' 의혹 제기에…국세청장 "억측에 불과"
언론사나 대형 수능 입시학원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돌입한 부분이 '정치적 목적'을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MBC, KBS, YTN 등 언론사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를 진행한 게 맞냐'고 질의했고, 김 청장은 "국세기본법에 나와있는 요건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기사가 많이 나오면서 억측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과세하면 국세청이 조세불복소송에서 패소하고 담당자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과세를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가, 언론사, 공익법인, 호남 기업 등에 대한 정치적 표적 세무조사에 치중하고 있냐'는 민주당 양경숙 의원 물음에, 김 청장은 "세무조사는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는 5년마다 한번씩 누구나 받는다"며 "비정기조사는 탈루혐의 있으면 받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