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엔인권이사회 복귀 불발됐지만 83개국 지지 얻어

“러 복귀에 83개국 지지”…국제사회 고립 약화 보여줘

“러, 유엔 체제에서 완전히 버림받은 존재 아니라는 점 시사”

NYT “러, 전쟁 장기화 피로감에 따른 국가 간 분열 조장”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박탈당한 러시아의 이사국 복귀 시도가 실패했다. 다만 이날 총회 과반수에 조금 못 미치는 83개국이 러시아에게 지지를 보내면서 러시아의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약화됐다는 점을 시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0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2개 이사국 선거에서 알바니아와 불가리아에 밀려 이사국 자리에 선출되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날 중앙유럽 동유럽 지역에 배정된 2개 이사국 자리를 노렸으나 각각 123표, 160표를 얻은 알바니아와 불가리아에 밀려 복귀에 실패했다.

AP통신은 러시아가 이날 유엔 193개국 중 과반수에 조금 못 미치는 83개국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이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는 93개국의 찬성표로 이사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후 150개국이 러시아 비난 결의안에 찬성했으며 수십 개의 국가가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해 왔다.

하지만 이날 83개국의 지지는 러시아의 국제사회 고립이 약화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리처드 고완 유엔 국제 사무총장은 "이는 반복되는 서방의 비난에도 불구 러시아가 유엔 체제의 완전히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라며 "러시아인들은 상당수의 유엔 회원국의 지지를 설득한 것에 대해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유럽과 미국의 문제로 간주해 중립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번 이사국 복귀 시도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피로감에 따른 국가 간 분열을 고조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봤다.

유엔인권이사회는 47개 이사국으로 구성되며 193개 유엔 회원국의 투표로 선발된다.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