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청년들 삶 팍팍함 보여주는 증거...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윤영덕 "본질적 고민 없이 탁상행정 설계...정책 취지 맞게 전면 개편해야“
전문가 "청년들 목돈 마련 정책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더 중요"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홍보자료［이미지=연합뉴스 제공］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금융위원회 및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청년도약계좌 가입자가 42만200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목표인원인 306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약 14% 수준이다.
청년도약계좌는 19∼34세인 청년이 5년간 꾸준히 적금(월 최대 납입액 70만원까지 가능)을 부으면 정부 지원금(납입액의 3~6%, 월 최대 2만4000원)과 이자 비과세 혜택을 합쳐 최대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윤석열 정부의 청년정책 중 하나다.
6월에 출시한 청년도약계좌 월별 가입신청자 수는 6월 76만1000명, 7월 44만명, 8월 15만8000명으로 매달 급격하게 줄고 있다. 하지만 출시 후 3개월간 실제 가입자 수는 6월 25만3000명, 7월 12만5000명, 8월 4만4000명으로 총 42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가입 신청자가 줄어든 만큼 실제 가입자 수도 매달 급격히 감소 추세다.
실제 가입은 가구소득 요건 확인 이후 가입자와 가구원의 소득조회 동의를 거쳐 신청한 은행에서 가입 가능여부 확인 후 가입할 수 있다.
이 같이 청년도약계좌가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기 둔화 등으로 당장의 생활 유지가 시급한 청년들로서는 쉽게 가입하기 어려운 조건이란 점이다. 전년에 소득이 있어야 하고 연소득 7500만원 이하, 가구 중위소득의 180% 이하인 청년만 가입할 수 있다.
윤영덕 의원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은행으로부터 최고 우대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급여이체, 마케팅동의, 자동납부 만기유지, 카드실적, 최초거래, 주택청약 등 은행별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시켜야 되서 청년들이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의 중장기적 자산형성이라는 좋은 취지를 바탕으로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했지만, 청년들을 위한 금융의 본질적인 고민 없이 탁상행정으로 설계됐다"며 "정책 취지에 맞게 다양한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들이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일반 적금상품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준다고 해도 가입을 유지하기 힘들어한다는 건 그만큼 청년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좀 더 실효성 있는 청년 목돈 모으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신청자 수는 처음 출시됐던 지난 6월 76만1000명을 기록했다가 매월 감소하고 있다. 7월에는 44만명, 8월에는 15만8000명으로 출시 두 달 만에 신청자 수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일각에선 중도해지자가 급증한 청년희망적금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 출시 당시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289만5546명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7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가 중도 해지했다.
청년희망적금을 중간에 해지하면 만기 2년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연 9%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인플레와 고금리라는 이중고에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오랜 기간 동안 저축은 어렵다고 판단해 사실상 '적금 포기'를 선언한 셈이다.
금융당국도 청년도약계좌 출시 당시 청년희망적금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퇴직이나 폐업, 질병치료, 생애최초 주택구입 등의 특별한 이유로 중도 해지 시에는 약속한 정부기여금과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매달 여윳돈을 마련해 5년이라는 장기간 저축을 해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미래 목돈 마련 등을 위한 정책금융도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양질의 일거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