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이스라엘 지지 표명한 美EU와 대결 구도 양상
러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 위반"
푸틴, 하마스 공격 이후 네타냐후와 통화 안 해
中 '두 국가 해법' 언급, 팔레스타인 편 들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에 집경한 이스라엘군 탱크 <사진 로이터>
12일(현지시간)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지역의 상황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강압적인 행동은 지역 전체에 걸쳐 무력 고조 사태를 촉발해 극도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일이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서로의 동맹국을 자처하며 비자 면제 여행을 장려하는 등 양국 간 문화적 유대를 드러내 왔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아직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가지지 않은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중동 정책이 실패했고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히면서도 이스라엘 측의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지는 수년간 러시아가 동맹인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생긴 양국 간 균열이 이번 중동 분쟁으로 더 켜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또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의 편을 들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갈등에서 벗어나는 길은 평화 회담을 재개하고 '두 국가 해법'을 실행하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 경계선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를 건설하자는 방안이다. 그간 중국은 중동 분쟁의 안정을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독립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6월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국빈 자격으로 초청,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며 양국간 관계 발전을 도모했다.
OPEC+ 회원국으로 러시아와 유대감을 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팔레스타인을 편에 설 것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9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갈등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과 EU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번 이팔 전쟁이 양측의 대결 구도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현존 최대 규모의 제럴드 포드 항모 전단을 동지중해로 급파하고 F-35, F-15, F-16, A-10 등 역내 전투기 편대를 증강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이어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도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이스라엘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보냈다"며 "이스라엘의 안보와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EU 고위 관리들이 하마스 테러 공격의 희생자들과 연대를 표명하고 이스라엘 지도부와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