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반도체 수출 우회 차단..엔비디아 '중국용'칩도 포함

미국 정부가 수출규제를 우회해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처를 추가로 발표해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공지능(AI) 칩 수출길이 막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미국의 새로운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두 AI 칩의 판매가 차단되고 최고급 게임 칩 중 하나도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만든 AI 칩 A800과 H800이 새로운 규정에 따라 판매가 차단될 전망이다. 또 최고급 게임 칩 중 하나도 지난 8월에 발표한 L40S 칩(데이터센터용 AI 및 그래픽 처리장치)과 마찬가지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AMD가 개발 중인 칩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세미에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분석가는 "인텔이 7월부터 중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가우디 2 칩이 새로운 규칙에 따라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해 10월에 만들어진 반도체 제재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칩을 따로 만들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분석가에 따르면 AMD의 AI 칩인 MI250이 강화된 규제에 걸릴 수 있다. 곧 출시될 MI300 칩도 새로운 규칙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잠정 규정에 대한 최종 규정인 이번 조치는 ▲AI칩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중국기업 13곳 제재 대상 추가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상무부는 AI 반도체에 대한 '성능 밀도' 기준을 추가하고 내부 통신 속도 기준을 제외했다. 또 중국의 제재 우회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나 마카오는 물론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위치한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통제키로 했다. 모기업이 중국, 마카오,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위치한 기업에 수출하기 위해서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상무부는 중국으로 재수출될 위험이 큰 40여 개 국가로 수출할 때 추가로 라이선스를 받을 것을 요구키로 했다. 또 수출 통제 대상이 되는 반도체 제조 장비 유형도 추가해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의 잠재적인 경쟁업체인 '상하이 비렌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와 '무어 쓰레드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와 그 자회사 등 모두 13개 중국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다만 상무부는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상업용 반도체 칩에 대한 중국 판매는 허용키로 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규정의 허점을 막아 중국 군사적 발전에 미국과 동맹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라며 "규정은 매년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