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공포 확산...서울시 피해자 결정 신청자 73.9% '2030세대'

전세사기 관련 해결 방안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시 거주자 2030 청년 세대의 대부분이 보증보험 미가입 상태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전세 사기 대응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시 전세사기 피해 규모는 5776건으로 금액 기준 1조40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위변제 등으로 구제 가능한 HUG의 보증보험 가입 피해자 규모는 4355건, 1조1211억원이며, 보증보험 미가입 피해자는 1421건, 2842억원이었다.

국토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관련 위원회에 서울시에서만 2466명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보증보험 미가입 피해자는 빌라와 오피스텔 등이 밀집한 강서구(602명), 관악구(373명), 금천구(199명), 구로구(174명)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서울시 피해자 결정 신청자의 73.9%가 20~30대로 나타났다. 20대가 459명(18.6%), 30대가 1363명(55.3)이다. 특히 대학가 원룸촌이 있는 관악구는 84%가 20~30대 피해자였다.

다만 보증보험에 가입했어도 현재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전세금 보증사고가 급증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돌려준 전세금도 급증하고 있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HUG가 보증사고로 인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한 대위변제액이 2조48억원이다. HUG는 올해 대위변제액이 3조1652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증사고가 급증했으나 회수율은 낮아지면서 혈세로 운영되는 HUG의 재정건전성도 매우 악화됐다.

올해 6월 기준 HUG의 지급여력비율(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은 212%로, 2020년 532%의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했다.

계속되는 전세사기로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HUG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전세 사기 특별법이 제정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또 한 번 대규모 전세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제시한 구제 요건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데다, 까다로워 구제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강대식 의원은 "사기 피해 규모와 수법이 워낙 다양해 전세사기 특별법 피해 구제 요건에 들지 못해 신고 접수에 나서지 못한 피해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피해자 사각지대가 없도록 실태조사와 정책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