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 제보자 조명현 "이재명 수사 진행 안 돼 신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신고한 전 경기도청 공무원 조명현 씨가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진행이 이뤄지지 않아 따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수원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에 "검찰이 이 의혹을 조사하는 데 2년 반이 걸렸다"며 "진행이 안 돼서 제가 따로 권익위에 고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씨는 검찰에 참고인 신문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이 대표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신고인 자격으로 나왔다"며 "검찰이 이 사건의 진실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한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저 또한 상부 지시에 의해 행했지만 인지하지 못한 제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으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법카 유용 의혹'을 권익위에 신고한 이유에 대해선 "당시엔 김혜경 여사와 (수행비서) 배모 씨에 관해서만 조사한 걸로 안다"며 "지금은 이 대표가 잘못한 내용을 고발하고, 그 내용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조씨는 이 대표의 도청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묵인 행위를 조사해 달라며 권익위에 신고했다. 그는 신고서에 "피신고인(이 대표)은 경기도지사라는 직위와 권한을 남용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해 공적 업무에 사용돼야 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횡령 또는 횡령하도록 지시하거나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배우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권익위는 이 대표가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했고, 수원지검은 최근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조씨에게 카드 사용을 지시한 김혜경씨의 수행을 담당한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씨는 지난 8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검찰은 배 씨와 공범 관계인 김혜경 씨에 대해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함께 기소하지 않았다.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에 따른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조씨는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권익위 국정감사에 자신의 참석이 불발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성실히 일하고 성실히 세금을 내어 이재명과 김혜경, 그리고 그의 가족 수발을 드는 공무원의 월급과 그들의 배를 채워주며 그 외에 개인적인 사용에 값을 지불한 우리 모두는 피해자"라며 "무엇이 두려워 제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가는 것을 기필코 뒤엎어 무산시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국민의 피와 땀이 묻어 있는 혈세를 죄책감 없이 자신의 돈인 것처럼 사적으로 이용하고, 절대 권력자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는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분이 국민의 고충을 헤아리며 어루만져주고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