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 하락…국채 수익률 급등·공급 우려 완화

브렌트유 2.5%·WTI 2.9%↓

국채수익률 급등에 美경기 둔화→원유 수요 감소 전망

중동에 대한 외교적 노력에 공급 차질 우려 감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분쟁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강화되면서 잠재적인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고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의 급등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 넘게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2.5%(2.33달러) 하락해 배럴당 89.83달러를 기록했으며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9%(2.59달러) 떨어진 배럴당 85.4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10월 초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가능성이 커지며 미국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래 처음으로 장중 5%를 돌파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금리인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 미국 경기가 둔화해 이에 따른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5%의 벽을 뚫은 뒤 0.076%P 하락한 4.85%로 장을 마감했다.

또한 중동 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은 확전 우려를 진정시키며 향후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을 감소시켰다.

이날 유엔과 유럽연합(EU)이 '인도주의적 휴전(humanitarian pause)'을 촉구했으며 이번 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공급에 대한 임박한 위험은 줄어든 것 같다"며 "시장은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때까지 입장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날 미국도 이란의 개입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면서 여전히 지역 내 확전 우려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공급 불안에 따라 18일까지 8% 넘게 상승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이 지역의 분노가 고조되면 경제 역풍이 더욱 심해지고 유가 상승 가능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높이며 긴축정책이 재개될 수 있고 국제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주 베네수엘라 정부가 야당과 합의한 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는 이를 통해 국제 공급이 증가할 수 있지만 중동 지역 공급 위험의 영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