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2284억…매출 감소 속 원가부담 늘어
건설침체에 전기로 생산·판매 부진…고로 사업 선방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3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 2832억원, 영업이익 2284억원, 당기순이익 1292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0.2%, 영업이익이 38.8%, 순이익이 51.0% 줄어든 실적이다. 전분기 비교 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2.0%, 50.9%, 56.0%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도에 비해 1.7%p 전분기보다 2.9%p 하락한 3.6%로 기록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업계 슈파사이클을 타고 호실적을 이어갔으나 하반기부터 전방산업 부진과 태풍 피해, 파업 등 일회성 요인에 발목잡혀 부침을 겪다 올해 2분기에 분기기준 역대 2번째 규모 외형을 기록하는 등 반등 흐름을 내비쳤다.
다만 당초 올해 '상저하고'로 예측했던 흐름과 달리 하반기 수요 위축, 저가 수입재 유입에 따른 판매가 하락, 원료가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증대 등 부진한 업황에 다소 신음한 모습이다.
이 회사의 3분기 별도기준 생산량은 461만 4000톤으로 직전분기보다 6.6% 줄었으며 판매량도 같은 기간 7.3% 감소한 453만 9000톤으로 집계됐다. 고로 제품의 생산량이 289만 7000톤으로 전분기 대비 2.5%, 판매량이 284만 5000톤으로 2.1% 줄어드는데 그친 반면 계절적 비수기와 건설수요 위축에 부딪친 봉형강 등 전기로 제품의 경우 생산량, 판매량이 각각 13.6%, 16.4% 감소했고 시황 둔화로 판가 하락이 겹쳐 수익지표 부진으로 이어졌다.
원재료 중 원료탄의 경우 호주, 중국, 인도 등 주요 생산국에서 안전이슈나 파업 등이 빚어졌고 단기적 조강생산 증가 등에 3분기 급상승한 흐름을 보이며 공급차질이 나타났는데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동호주 항구 기준(FOB) 제철용 원료탄은 2분기 말 톤당 230달러 내외 수준에서 3분기 3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총이익률이 8.8%로 직전분기 11.1%와 전년동기 9.6%에 비해서도 원가부담이 커진 모습을 내비쳤다.
4분기엔 원료 공급안정화와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원재료 가격 약세를 전망하고 있으며 당분간 건설경기 둔화 지속 등 시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조선수요 증대, 비조선향 후판 수주 추진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요산업과의 가격협상에서도 원재료값 상승분 반영을 추진한다.
회사측은 "국내차용 강판 가격협상은 원자재 가격 소폭 상승분을 반영해 완료했고 조선의 경우 저가 중국산 수입품 가격에 빗댄 수준을 요구하나 원료가격 상승분을 일정부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조만간 합리적 수준에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조선업에서 수익성 확보를 목적으로 저가 후판 사용을 점차 늘리는 상황인 가운데 조선향 후판의 비중을 기존 55% 수준에서 45% 미만으로 줄이고 해상풍력, 고부가제품 등 비조선향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비조선향 후판 프로젝트로 국내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글로벌 걸설기계용 수요 확보를 추진 중이고 오는 2028년 올해 대비 300% 성장이 전망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강관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 설립도 추진한다. 독립경영으로 강관사업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와 미래사업 투자 강화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전문사로 도약시킨단 계획이다.
현대제철측은 "강관사업은 핵심사업인 판재나 봉형강 대비 투자, 의사결정 부분 등에서 소외돼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게 내부 판단으로 생산경쟁력 강화로 사업 최적화를 도모하고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수립할 것"이라면서 "현재 IPO(기업공개)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단기적으로도 건설경기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인구감소세 등 봉형강 중장기 수요 증대가 미비할 것이라 보고 생산능력 증대가 아닌 고강도강 등 경쟁력있는 생산체계 구축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은 "전방 수요산업 환경변화에 맞춰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생산과 재고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