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3년간 연속적자에 이어 올해도 사상최고의 적자가 예상됨에도 불구, 방만한 경영 및 임직원들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은행의)올해 상반기 당기 순손실은 1조4139억원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연간 적자규모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3년 연속 적자와 더불어 사상 최고치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현 추세라면 내년중에 한국은행 적립금이 고갈돼 국민 혈세에서 적자를 메워야 할 형편"이라며 "그럼에도 2000년 이후 예산낭비만 434억원에 이르고 인건비와 직원 수를 늘리는 등 방만경영 및 도덕불감증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000년 이후 경비 및 기사를 외부용역이 아닌 내부직원으로 채용해 278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소비하고 수십억원의 골프회원권 등을 구입했으며, 직원 1인당 인건비는 지난해 7393만원으로 2000년에 비해 5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당의 최경환 의원도 "직급별 인력수요와 관계없이 상위직급 정원을 과다하게 증원한 후 보직을 주지 않는 등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했다"며 "대학생 자녀 학자금 및 임차사택 지원 등에 대한 감사원의 수 차례 지적에도 방만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방만 경영 등 감사원의 지적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일부 직무에 대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수준보다도 급여가 높은 부분도 있으니까 그 부분이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콜금리를 인상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8월의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가 있는 시점에서 신중했어야 한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도 물가상승 우려를 금리인상의 근거로 한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도 "한은이 물가상승과 경기회복 지속 및 부동산 가격급등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5차례 콜금리를 인상해왔으나 경제지표는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이라며 "현재 경기 및 향후 경기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점검하고 콜금리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는 3%대의 콜금리 수준이 상당히 낮다고 봤다"며 "그것이 금융행동에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실물이 허락한다면 이러한 소지를 가급적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