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국 건설업 위축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중국의 건설업 생산이 10% 감소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0.4% 감소할 것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 내 부동산시장 관련 불안이 우리 경제에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동남아시아·인도 등 급성장하는 신흥시장과 중동·동유럽으로 수출·투자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 KDI)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내놓은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 부동산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대두되면서 중국과 밀접한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 건설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등으로 중국 내 부동산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건설업이 위축돼 건설자재 생산·운송과 밀접한 화학산업·광업·해운업· 비금속광물·금속제품 제조업에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DI의 분석에선 중국 GDP 중 건설업에서 직접 창출되는 부가가치 비중은 7.5%에 불과하나 건설업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중국의 중간재 생산도 함께 줄어든다. 이때 중국 건설업의 10% 감소는 중국 GDP를 2.4%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KDI는 거시경제 파급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중국 건설업생산이 감소하면 우리나라 GDP는 0.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여러 해에 걸쳐서 진행되는 경우에는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그에 비례해서 축소될 수 있다"면서도 "대체시장 확보 등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중간재에 대한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와 중국 간 국제분업 관계가 약화하고 있다. 실제 2017년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가운데 37.2%가 중국 내에서 가공된 다음 제3국으로 재수출 됐다. 하지만 2020년엔 이 비율이 22.0%까지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중간재시장에서도 중국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이에 수출·투자 시장 다변화 등 위험 분산 전략을 지속해야 한단 목소리다. KDI는 "동남아시아·인도 등 급성장하는 신흥시장과 중동 및 동유럽으로의 기업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의 네트워크(코트라 등)를 적극 활용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의 과잉 투자가 조정됨에 따라 중국 내 수요구조도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점차 전환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소비시장 개척에도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진입장벽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교육제도 개편 등의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역동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