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9일 보도자료 내고, 황현순 대표이사 '자진 사임 의사' 밝혀
'영풍제지 사태' 손실규모(4333억원) 커 어떤 형태든 퇴진 관측
◆…키움증권 황현순 대표이사(사장)가 9일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사진-연합뉴스 제공］
키움증권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현순 대표이사가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오는 16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황 대표이사의 사임 의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사태 책임을 물어 황 대표이사의 '문책성 경질'을 결정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지만,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키움증권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키움증권 이사회 한 관계자는 지난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황현순 대표이사에 대한 문책성 경질설'이 나오는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현재 이사회를 개최하거나 개최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황 대표이사의 '문책성 경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설명을 하면서다.
하지만 이날 황 대표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자진사태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도 영풍제지 미수채권에 따른 손실금액(4300여억원)이 너무 커 어떤 방식으로든 황 대표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발생한 손실 4333억원은 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지배주주 순이익(4259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미수금 회수 과정에서 610억원만 회수하고,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고객 변제에 따라 다소 감소할 수도 있지만 100% 회수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황 대표는 2000년 키움증권에 입사한 후 중국 현지법인장, 투자운용본부장, 리테일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하지만 올 4월 차액결제거래(CFD) 하한가 사태와 함께 이번 영풍제지 사태에 휘말리면서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