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상표 출처표시·품질보증 기능 저해"
재판부 "리폼 제품도 교환가치 있어 '상품' 해당"
◆…사진=로이터통신
명품 제품 로고가 표시된 원단을 사용한 리폼은 상표권 침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등 소송에서 A씨는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루이비통의 상표가 표시된 가방의 원단을 사용해 리폼 제품을 제조해선 안 되고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동안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의 제작비를 받고 고객이 건네준 루이뷔통 가방 원단을 이용해 가방과 지갑을 리폼했다.
루이비통은 A씨가 자사 상표의 출처표시 및 품질보증 기능을 저해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작년 2월 소송을 냈다.
A씨는 리폼 제폼이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형태의 물품을 반복해서 생산하는 '양산성'과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여러 단계에서 교환·분배되는 '유통성'을 갖춰야 상품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리폼 제품은 이런 속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루이비통에서 제작한 원제품을 이용해 리폼했기 때문에 가방 소유자가 혼동할 우려가 없다며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리폼 제품이 교환가치가 있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이상 리폼 제품도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된다"며 "제품이 현실적으로 유통되지 않았고 양산성이 없다고 해도 상표의 출처표시 기능은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씨의 고객이 리폼 제품의 출처를 오인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리폼 제품을 본 일반 소비자는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분명히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