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알시파 병원에 연료 제공, 하마스가 거부" 주장…하마스 부인

이스라엘군 “연료 300L 제공했으나 하마스 측이 연료 인수 막아”

하마스 “발전기 30분도 못 돌릴 양” 비난…”하마스는 병원 의사 결정권 없어”

WHO “알시파 병원 더 이상 제 기능 못해…의료진과 연락 시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소탕을 목적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내 최대규모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포위한 후 전력이 끊겨 미숙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수십 명의 신생아가 생사기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측은 알시파 병원에 연료를 전달했으나 하마스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으며 하마스는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긴급 의료 용도의 300L 연료를 병원에 제공했지만, 하마스가 병원 측의 연료 인수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IDF는 "이에 대한 증거도 확보했다"며 "유세프 아부-알리시 가자지구 보건부 부장관이 연료 인수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날 11일(현지시간) 저녁 병원과 인큐베이터 운영을 위해 필요한 연료를 충분히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같은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부인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 제안은 물, 음식, 전기 없이 안에 갇혀 있는 환자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경시하는 것"이라며 "이 양은 병원 발전기를 30분 이상 가동하기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병원 의사 결정 구조의 일부가 아니다. (병원은) 팔레스타인 보건부의 권한에 전적으로 종속된다"고 덧붙였다. 전날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알시파 병원을 포위해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전개 중인 이스라엘 측은 알시파 병원 지하에 하마스 최대 지휘부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전력이 끊겨 미숙아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공습을 피해 병원으로 대피한 2만여 명의 주민들도 갇혀있어 이스라엘 측은 또다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IDF는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하마스와 교전을 벌였을뿐 병원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날 병원 공습으로 1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은 공동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등 가자지구 내 의료기관과 여러 지역에서 이스라엘 측의 공격으로 발생하고 있는 민간인 사상자와 관련해 규탄하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알시파 병원에서는 전력, 산소, 물 공급 중단으로 생명유지 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미숙아와 신생아들이 사망하고 있으며 다른 아기들도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히며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알시파 병원은 더 이상 병원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병원 의료진과 연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 측은, 이 같은 알시파 병원 상황을 이유로 인질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에 따르면 하마스는 현재 10월 7일 기습공격에서 납치한 인질 240여 명을 붙잡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