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용사 위탁은 1％ 불과…오는 17일 항소심 결론
◆…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투자공사가 스위스 국적의 운용사에 1억달러(약 1천330억원) 규모 대체 투자를 맡기는 과정에서 억대 세금을 부과받고 불복해 과세당국과 소송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공사가 국내 금융산업 육성을 도외시하고 국외 운용사에 주로 자산을 위탁해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진행되는 법정 공방이어서 주목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2014년 미국 최대 어린이집 체인인 '킨더케어'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어 스위스 추크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를 통해 지분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를 설립하고, 약정 투자 금액의 1％인 100만달러를 수수료 명목으로 송금했다.
국세청은 이 수수료가 부가가치세법상 과세 대상이라고 보고 이듬해 한국투자공사에 1억3천여만원의 세금을 결정·고시했다.
이에 한국투자공사는 자산운용 용역에 대한 대가를 지급했을 뿐이며, 이 용역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 국외에서 이뤄졌으므로 세금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한국투자공사의 주장이 '이유 없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한국투자공사가 지불한 돈이 자산운용 용역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해외 투자 거래 성사에 따른 수수료이며, 용역 공급 장소도 국내라고 판단했다.
한국투자공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결과는 오는 17일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는 국내 운용사 위탁 규모가 너무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구나 지난해 -14.36％의 저조한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전체 위탁 자산이 550억달러 정도 되는데 국내 운용사에 맡긴 것은 6억달러(1.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회사들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위탁해야 한다는 정 의원의 요구에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