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회복 등 힘입어 내년엔 2.0% 성장 전망
"中·민간부채 대처여부가 성장흐름 핵심변수"
◆…한국경제인협회는 16일 올해 한국경제에 대해 "대외부문의 실적이 소폭이나마 개선세를 보이겠으나, 내수부문의 부진과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1.3%의 저조한 성장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수출 등 대외부문에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수부문(소비·투자)의 부진에 더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게 예측됐는데, 중국경제 리스크·민간부채 불안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올 성장률,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최저치 기록할듯"
한경협은 16일 발표한 '경제동향과 전망: 2023~2024년 보고서'를 통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에 따른 내수·수출 동반침체가 예상된다"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3%로 제시했다. 외환위기(1997~1998년), 금융위기(2008~2009년), 코로나19(2019~2020년) 등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면 사상 최저치의 성장률 전망이다.
한경협은 "올해 상반기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한국경제는 하반기를 경과하며 대외부문의 실적이 소폭이나마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상반기 수출은 마이너스(-2.4%)에서 하반기에 플러스(2.6%)로 전환되면서, 연간 0.1% 증가율을 예상했다.
그러나 내수 부진이 통화 긴축의 누적효과로 지속하고 있고 금융시장의 불안마저 커졌다는 게 한경협의 진단이다. 내수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작년(4.3%)보다 낮은 2.1% 증가할 것으로 봤다. 건설·설비투자는 각각 마이너스 0.7%·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경제회복…변수는 있다
◆…(2023~2024년 국내경제전망, 자료 한국경제인협회)
한경협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2.0%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협은 "올해 저성장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개선에 따른 수출개선의 영향"이라고 했다.
민간소비는 2.0% 성장하며, 미흡한 수준의 회복에 그칠 것으로 봤다. 물가가 조금씩 안정되고 실질소득이 늘며 소비 여력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 폭증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등으로 회복세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설비투자에 대해선 글로벌 IT 경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금리 피크아웃이 현실화되고 재고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3.0%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협은 "부진을 지속해 온 건설투자는 정부의 SOC 예산확대에 따른 토목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건설수주 및 인허가 급감에 따른 결과로 부진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너스(-0.5%)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내년 수출성장률은 주요국의 경기회복·IT 시장 회복에 따라 3.5%까지 확대될 것이라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의 흑자폭 확대의 영향으로 430억 달러(올해 전망 227억 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경제회복 전망에도 변수는 있다. 중국리스크, 민간부채 위기 가능성에 대한 대처 여부에 따라 성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6%로, 올해 전망치(5.4%)보다 0.8%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은행권의 기업부채는 현재 1155조원을 돌파하며 대기업에 비해 자금상황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대출비중(59%)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한경협의 설명이다.
한경협은 "향후 중국경제 리스크,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가격 변동, 민간부채 연체율 급등 등 금융시장 위기 가능성 등이 내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