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26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올해 7월20일까지 감사원에서 퇴직한 인원 총 163명 중 24명(14.7%)이 피감기관으로 이직했다.
피감기관은 정부 및 지자체 산하기관이나 투자기관 등 법적으로 감사 대상이 되는 기관을 뜻한다.
2사무차장(1급 상당) 출신의 손모씨는 2002년 2월 예금보험공사 감사로, 1사무차장(1급 상당)을 지낸 손모씨는 2003년 12월 기업은행 감사로 각각 선임됐다. 감사교육원장(1급) 출신의 장모씨는 2004년 6월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로 부임했다.
지난해의 경우 감사위원(차관급)을 지낸 정모씨가 청양대 학장으로, 1사무차장 출신의 노모씨가 한국마사회 감사로 각각 재취업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행정안보감사국장(2급) 출신의 황모씨와 감사교육원장(1급) 출신의 김모씨가 4월에 각각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감사로 선임됐다.
앞서 구 3국(기술 관련 부문) 과장(4급) 출신의 박모씨가 2001년 2월 기보(기술보증기금)캐피탈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 감사원 출신 퇴직 공무원들이 재취업한 피감기관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산은캐피탈, 한국자산관리공사, 충북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기업은행, 한국철도시설공단, 서울도시철도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충남대병원, 기술신용보증기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건설관리공사 등이 포함됐다.
한편 2003년부터 올해 7월까지의 현황을 보면 이 기간 퇴직자 106명 가운데 14명이 정부산하기관에, 20명이 민간기업에 각각 취직, 32%의 재취업률을 보였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업무 관련성이 있는 일정 규모(자본금 50억원,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영리 사기업체에 한해서만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 출신의 피감기관 재취업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윤리적 측면에선 논란이 돼 왔다. 이와 관련, 국가청렴위는 취업제한 대상을 공직자 유관단체, 비영리법인 등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피감기관 재취업은 오히려 전문성 및 내부통제 강화라는 순기능도 있다"며 "또 사(私)기업체의 경우, 감사원의 피감기관도 아닐 뿐더러 감사원의 직접적 지도.감독도 받지 않으므로 업무상 관련성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