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이르면 내년 홍콩 현지법인 파견세무조사(종합)

한·홍콩 국세청장회의, "파견조사 등 정보교환 활성화 합의"

이르면 내년부터 홍콩에 설립된 우리나라 현지법인에 대해 한국 국세청이 조사요원들을 파견, 직접 세무조사에 나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27일 알리스 라우(Alice Lau) 홍콩 국세청장과 한·홍콩 국세청장회의를 처음으로 갖고 현지기업 파견조사 등 정보교환 활성화를 추진키로 하고, 곧바로 실무자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정보교환 범위와 방법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홍콩은 우리나라가 투자한 나라 중에 건수를 기준으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현지법인을 세워놓고 있으며, 현지법인을 통한 수입대금을 부풀려 지급하는 수법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비자금 마련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곳.

그러나 홍콩은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6개 유해조세 역외금융센터 중 하나로 지목될 정도로 세무상 규제가 느슨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홍콩 현지법인 등을 활용한 외화유출과 지능적 탈세, 비자금 조성이 성행하고 있음에도 관련 정보접근이 불가능해 세원관리는 물론 세무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국세청 설명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군표 국세청장은 이날 한·홍콩 국세청장회의에서 양 국세청장이 국제적 조세회피 방지에 있어서 정보교환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쌍방간 조세조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파견조사 등 정보교환 활성화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파견조사는 홍콩에 있는 우리나라 현지기업에 대해 홍콩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나설 때 한국 국세청에 세무조사사실을 통보, 우리나라가 조사요원을 파견할 것을 요청하면 홍콩과세당국의 승인을 얻어 홍콩 국세청과 같이 세무조사를 벌이는 형식.

국세청 송성권 국제협력담당관은 "홍콩은 지역도 가깝고 해서 외화유출이나 탈세자금이 거치는 통로라서 정보교환이 아주 중요하다"며 "파견조사를 통해 우리 국세청이 필요한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 과장에 따르면 홍콩을 이용한 조세회피사례는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를 이용한 회사자금 유출 ▲홍콩 자회사를 통한 수입가격 조작으로 소득의 국외 이전 ▲해외직접투자를 가장한 법인자금 유출 등 최근 홍콩을 이용한 지능적 조세탈루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양국 국세청장은 이와 함께 조세범칙관련 탈세에 대해서도 한국·홍콩간 사법공조협약과 금융정보교환 양해각서에 의거 양 과세당국 간에 정보교환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합의했다.

양국 국세청이 정보교환을 통해 국제거래와 관련한 탈루를 시도하는 납세자 탈세행동의 사전예방효과와 사후적 상호검증을 통한 탈세적발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 합의배경이라는 국세청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