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국가는 국방·치안 등 국민의 기본적 행정수요 충족 차원을 넘어 교육·복지 등 보다 차원 높은 행정 서비스 공급을 위해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하며, 필요한 재원의 대부분은 국민으로부터 징수하는 조세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비록 일시적인 경우라 할지라도 재난에 가까운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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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관세청의 체납 규모는 2006년 8월말 현재 4,129억원으로 2006년 관세청 징수목표(35조 4천억)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체납 업체 수는 3,693개 업체로서 전체 약 8만개 무역 업체의 4.6%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무역 업체는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반면, 소수의 불성실 업체들이 체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이와 같은 소수의 불성실 업체들 중에서 고의가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관세포탈범으로 처벌하고, 처벌과는 별도로 부족하게 납부한 세액을 추징한다. 그러나 관세포탈자들의 대부분이 검거시 이미 무재산이거나 소재불명 등인 까닭에 추징한 세액의 90% 이상이 체납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관세포탈로 인한 체납액이 총 체납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관세청의 체납관리는 이들 관세포탈 관련 범칙 체납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관세청은 관세체납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미 발생한 체납에 대해서는 이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체납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투입된 노력에 비해 상응하는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이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납이 감소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1999년 관세법 개정으로 관세포탈 행위에 대해 물품 몰수 대신 부족세액 추징으로 전환함에 따라 관세포탈 체납이 발생한 이후 앞에서 언급한 관세포탈 등 범칙 체납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관세포탈을 할 목적으로 무재산 상태에서 무역을 하는 일부 악덕업자들에 대해서는 재산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기존의 체납정리 방식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그러한 측면에서 앞으로의 체납정리 방향은 기존의 사후적 제재위주에서 벗어나 사전적 원인제거 방식을 지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관세청이 현재 추진하고 있거나 향후 추진할 주요 체납정리 대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체납이 발생하는 원인을 차단하기 위하여 제도정비에 노력하고 있다.
범칙체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수산물 저가신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05년 10월부터 농림부·해수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80개 농수산물의 품명·규격을 일정 형식으로 표준화하는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이 제도는 품질차이 때문에 가격 비교가 어려웠던 농수산물의 가격을 상호 비교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해 줌으로써 정상가격보다 저가로 신고하여 관세를 포탈하려는 악덕 수입업자의 의도를 사전에 봉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과세관청의 부실과세로 인한 추징 및 체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006년 1월부터 관세부과에서부터 체납 및 쟁송까지 업무처리 전 과정에 걸쳐 과세담당 직원의 부실과세 여부를 평가하는 과세품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둘째, 관세포탈사범에 대한 형사처벌보다는 추징세액의 자진납부를 유도함으로써 세수를 증대하고 기업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06년 8월부터 추징세액의 자진 납부자에 대해서는 통고처분 양형시 벌금의 25%를 경감해 주고 있으며, 향후 검찰 고발사건에 대해서도 형량을 경감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관세포탈사건의 통고처분 범위의 상향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고액의 세금을 일시에 납부함에 따른 납부 포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관세법 등에서 허용하는 납부기한 연장 및 분납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범칙조사를 하는 동안 세금을 납부함에 따른 이익과 체납에 따른 불이익을 함께 고지하여 자진납부를 유도하고 있다.
셋째, 고질 체납자에 대한 압박 수단을 강화하는 등 체납정리 제도를 고도화 하였다.
2007년 1월부터 2년 연속 10억원 이상을 체납한 자에 대한 명단공개 제도를 시행하고,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징수액의 2～5%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며(법개정안 국회 심의중), 상습 악성 체납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개정을 추진하는 등 체납정리를 위해 혁신적인 제도를 도입·추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체납정리 방안을 외부적 시각에서 찾을 수 있도록 외부 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였다.
결론적으로 향후 관세청의 체납정리 대책은, 세금을 납부할 의지가 있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관세행정의 파트너로서 대우하여 혜택을 부여하거나 처벌 정도를 감경하지만, 상습 악성 체납자에 대해서는 강화된 제재 수단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정책이 다 그렇듯이 체납정리 대책 또한 징세기관과 납세자 상호간의 신뢰와 협력이 성공의 전제 요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비추어 앞으로 체납의 획기적 감소를 위하여 관세행정 관계자 여러분의 많은 협조와 도움을 기대하는 바이다.
태응렬 관세청 심사정책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