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證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 전망…하반기 1회 이상 인하 어려워"
KB증권 "물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빨라야 2024년 3분기 인하 시작"
NH투자證 "기준금리 인상 효과 가시화되는 시점 다가오고 있다"
김광석 교수 "美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 어렵다"
◆…제롬 파월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비둘기파적 발언에 미국의 내년 금리인하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미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적 성향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2%대로 가는 방향이 이어지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낮다면 기준금리도 높게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완화적(비둘기파) 발언을 했다.
월러 연준 이사의 금리인하 가능성 언급 이후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 12월 12~13일(현지시각)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을 지지하는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 1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애틀랜타 스펠맨대 연설에서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그러나 현재 금리 레벨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당히 매파(강경)적임에도 시장은 이를 추가 금리인상 종료를 시사한 완화적 발언으로 해석했다.
3일(현지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의하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3월 FOMC에서 0.25%p 이상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을 70% 가까이 봤다. 이는 지난주 52%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한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하며 넉 달 연속 3%대 상승했다. 하지만 11월 물가는 전월대비 0.56% 하락하며 시장예상치(0.27% 하락)를 하회하면서 전망치의 상단(0.50% 하락)에 근접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며 석유류 제품이 전월대비 3.50% 내리고 농축수산물도 4.9% 하락한 영향이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핵심 소비자물가(OECD 기준으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월대비 0.05% 상승했다. 헤드라인은 전년대비 3.34% 오르면서 시장예상치 3.62%를 하회했다. 핵심 소비자물가는 2.97% 상승하면서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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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韓 금리인하 시점은 빨라도 내년 3분기가 될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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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금리인하 시점은 빨라도 내년 3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점을 보면 상반기 중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수정된 경제 전망치는 여전히 잠재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하반기 1회 이상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1회 인하 전망 근거로 '물가 전망치 상향과 별개로 목표 수렴 시기는 비슷할 것'이라는 한은 총재 발언과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라는 통방문 문구, 통화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들었다.
그는 "물가 흐름이 예상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가계부채 문제가 더디게나마 해소된다면 긴축 정도의 '완화'는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물가에 대해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은의 올해 물가전망에 의하면, 11~12월 물가를 3%대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고려하면 11월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전망치에 부합한다"면서 "다만 12월 물가가 전월대비 0.2% 상승한다면 한국의 올해 물가는 한은의 전망보다 0.1%p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5년간 월별 평균 물가상승률을 통해 내년 물가경로를 추정해보면 2%대의 물가가 확인되는 시기는 내년 8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는 9월이 된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인하는 내년 상반기 내 단행되기는 어렵다. 빨라야 3분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미 국고 3년 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인 3.5% 초반까지 하락했다"며 "지표가 부진하고 매파적 성향인 월러 연준 이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무위험지표금리(SOFR) 시장은 내년 총 6차례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형성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미국 경기와 물가지표에서 금리인상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정책적으로도 12월 FOMC에서는 만장일치 금리동결과 함께 금리인하와의 거리두기 시도가 확인되겠지만 2024년 점도표는 소폭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5%까지 급등했던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한 달여 만에 80bp 가량 급락한 점은 부담이지만 펀더멘털 및 정책 여건을 감안하면 되돌림이 나오더라도 기술적 수준에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1월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는 여전히 물가통제가 최우선 과제임을 밝히며 물가통제를 위한 장기전을 불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과거 금리인상 종료 후 인하까지 평균 7.8개월, 최대 13개월이 소요됐다. 이는 정책효과가 실물시장으로 전달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1월 마지막 금리인상이 단행됐다. 이미 장기전의 평균 기간을 상회한 것이며 내년 1~2월이 지나면 최대 장기전을 기록하게 된다"면서 "개별 인상 사이클은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과거 장기전 소요시간이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 시점을 결정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인상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은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 겸임교수)은 "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이는 한국 경제가 유독 부진하거나 물가상승률이 확실히 2%대 목표수준에 도달할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라고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는 환율, 외국인 자금 유출 등 크게 우려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금융사, 증권사의 희망사항"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