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확대 피하고자 미국 측에 자제 요구하는 메세지 보내
후티, 美상선·군함에 미사일 공격…親이란 단체 사이 인지도 높여
美 "대응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 될 것"
◆…예멘의 후티 반군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홍해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나포했다고 주장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의 모습을 20일 공개했다. 후티 반군은 헬기(사진 위)를 이용해 이 선박을 나포했다. <사진 로이터>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두 소식통을 통해 사우디 측이 전쟁의 추가적인 확대를 피하고자 미국 측에 자제력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가 지금까지 미국이 상황을 처리하는 방식에 만족해 왔으나 후티 반군의 연이은 도발로 우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그들(사우디)은 미국인들에게 이번 상황과 가자지구 분쟁이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압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반이스라엘 성향 무장단체들을 일컫는 '저항의 축'에 속하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에 가담하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반군은 "팔레스타인의 승리를 돕기 위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탄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는 동시에 "홍해나 도달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곳에서 이스라엘 선박을 표적으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일에도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미국 군함과 상선에 대한 공격을 강행했다. '유니티 익스플로러', '넘버 9', '소피 2' 등 3척의 상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이들을 도우려던 USS 카니호로 드론 여러 대가 날아왔다.
당시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의 보복 가능성을 묻는 말에 "우리가 후티 반군에 맞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면 물론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 분쟁이 중동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세계 석유의 대부분이 운송되는 해로에 대한 위협으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는 후티 반군이 이러한 공격을 통해 친이란 세력 무장 단체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기회로 탄도 미사일, 무장 드론 등을 군사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를 확장하고 다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우디는 올해 이란과의 관계를 정상화했으며 거의 9년간 후티 반군과 벌여온 전쟁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소식통은 사우디가 가자지구 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예멘 평화 프로세스가 탈선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측과 후티 반군 사이 직접적인 평화 회담이 진행되면서 예멘은 지난 1년간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상황을 유지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