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사교육비가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 분석
사교육비 月1만원 오르면, 합계출산율 0.012명↓
"출산율 하락의 약 26% 사교육비 상승에 기인"
"학교 다양성·자율성 확보 등 공교육 질 높여야"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출산율 하락의 약 26%는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사진 연합뉴스)
보고서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하며 "지난해 사교육비는 26조원으로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한 반면, 그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기록을 경신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0만7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합계출산율은 0.59명으로 전국 꼴찌였다. 사교육비가 가장 적은 곳은 전남(38만7000원)이었는데, 합계출산율은 0.97명으로 세종시(합계출산율 1.1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경협이 사교육비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가 1만원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은 약 0.012명 감소했다. 보고서는 "17개 시도별 패널데이터를 바탕으로 동적패널모형을 활용했고, 다른 요인(여성 고용률, 주택매매가격지수 등)이 일정하다고 가정한 결과"라고 했다.
출산율 하락의 약 26.0%는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다고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부터 지속 떨어져, 2015~2022년 기간 합계출산율은 0.461명 감소했다. 이 기간 실질 사교육비는 9.973만원이 늘었다. 사교육비가 늘면서 감소한 출산율은 약 0.120명인데, 이는 합계출산율 감소분(0.461명)의 약 26%가 된다.
◆…(자료 한국경제인협회)
사교육비가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우선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지양하고 학교의 다양성·자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단 목소리다. 유진성 한경협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방향은 과거의 획일화된 교육의 양적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의 질적 개선에 있다"며 "공교육에서 학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일반고에서도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여 교육 수요자를 충족시키고 사교육 수요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사교육 수요의 대부분이 학교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학력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공교육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사교육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정책과제를 꾸준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