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민생·국민통합 비전 없어…극단적 성향 여당 지도자"
"한동훈 바람이 분다면, 이재명도 상응할 만한 '결심'해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사를 두고 "오직 야당과 야당대표를 청산해야 될 대상으로 보고 비판하는 데만 집중돼 있다. 굉장히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 의원은 2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연설문을 작성한다고 해갖고 저도 관심 있게 봤지만 상당히 실망했다"며 "비상대책위원장이 사실상 당대표 아닌가. 민생과 국민통합에 대해서는 어떤 비전과 가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본인이 왜 비대위원장이 됐는지, 왜 그 자리에 서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없다"며 "이 시기에 당대표가 사퇴하고 그 자리에 오게 된 것은 대통령과 당과의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건데, 거기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한 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당을 숙주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586,686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본인이 자기의 말은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 국민의 상식에 기반한 문법이라고 얘기했는데, 이건 여의도 문법 중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극단적인 여의도 문법"이라며 "매우 극단적인 어떤 성향의 여당 지도자가 나와 갖고, 앞으로 여야 관계라든가 나라가 굉장히 걱정된다"고 맹비판했다.
전날 한 비대위원장은 '선민후사'의 실천을 강조하며 지역이든 비례든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는 사람만 공천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바람이 수도권 판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할 경우에 대해 묻자 "한동훈 바람이 여당의 공천 혁신 과정을 통해서 일어난다고 하면, 민주당도 거기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천 혁신이 있어야 될 것"이라며 "공천이 다 끝난 이후에 한동훈 바람이 분다고 하면 이재명 당대표도 그에 상응할 만한 나름의 '결심'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 결심이 이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 '통합비대위' 구성을 뜻하는지 묻자 "공천이 끝난 이후이기 때문에 그 당시 통합비대위는 별 의미가 없다"며 "만약 한 비대위원장의 지휘에 대응해 민주당에 바람이 일지 않는다고 하면 이 대표는 많은 것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움직임과 관련해선 "지금 이 시기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결국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저지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총선 승리"라며 "민주당이 약간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걸 해결할만한 실천적인,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지, 신당 창당이 거기에 적합한 방법인지는 동의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이 연말까지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비대위로 전환하지 않으면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이재명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만남과 관련해선 "당대표 사퇴, 비대위 구성이란 일관된 전제 조건을 둔다고 하면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혁신계를 표방하는 '원칙과 상식'도 연말 시한을 내건데 대해 "그분들이 당을 떠나서 이낙연 전 대표와 같이 하는 것 쉽지 않고 본다"며 "당대표 사퇴와 비대위 구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하는데, 그 전제조건 없이 당의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한번 만나보는 건 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 '586그룹' 대표 주자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을 사실상 야당을 향한 '선전포고'라고 맹비판했다.
우 의원은 "대립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한 걸 보면서, 바로 국민들이 저런 형태의 여의도 정치 문법을 극복하라고 기대한 것인데, 증오와 대립, 대결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입장을 보면서 저게 저분이 비판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와 뭐가 다르지, 그런 생각을 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이런 방식이 과연 새로운 여의도 정치문법을 벗어난 새로운 정치문법일까. 실망했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