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이종석 부장판사)가 3일 현대차 계열사의 채무탕감을 위한 로비 사건과 관련, 청탁과 금품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변양호 前 재정경재부 금융정책국장 등 8명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이자 돈을 전달했다는 김동훈 前 안건회계법인 대표를 비롯해 변양호 前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박상배 前 산업은행 부총재, 이성근 前 산업은행 투자본부장, 하재욱 前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팀장, 연원영 前 자산관리공사 사장, 이정훈 前 자산관리공사 자산유동화부장, 김유성 前 대한생명 감사 등 8명이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95조 각 호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의 연령, 신분, 건강상태에 비춰볼 때 도망할 우려가 없으며, 검사가 신청한 증인 모두에 대한 신문이 마쳐져 증거인멸의 우려도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석 허가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으므로 실체적 진실발견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구속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증거조사를 하는 등 신중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여 구속기한을 넘긴 이번 사건의 심리가 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의 변호를 담당하고 있는 한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과 변호인들이 신청한 증인들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고, 재판부가 보석을 결정함에 따라 구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심리를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해 1000만원의 보증금을 조건으로 보석신청을 받아들였으며 이들은 이날 오후 중 석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