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이란 미사일 구매 협상 진전에 우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기밀 해제된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은 지난달 30일 이러한 미사일 중 최소 한발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으며 자포리지야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일 러시아는 밤새 공습의 일환으로 여러 발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으며 미국은 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은 이란으로부터 근거리 탄도미사일을 획득하기 위한 러시아의 협상이 적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커비 조정관은 덧붙였다.
같은 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러시아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란과의 거래도 추진 중이라고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분쟁의 중요한 순간에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의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미 정부 관리들은 말했다.
한 미국 관리는 "미국은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근거리 탄도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지난달 중순 이란을 방문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전시한 단거리 아바빌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과 관련 장비를 확인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를 통해 이란산 미사일을 얻기 위한 러시아의 욕구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당시 방문은 지난해 9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테헤란에 있는 IRGC 항공우주군 본부를 방문한 데 이은 것이며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양국 미사일 거래가 아직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매가 이뤄진다면 이르면 올봄에 미사일이 인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미 정부 관리들은 지난 몇 주간 북한은 다양한 무기를 러시아에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러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북한은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러시아 동부로 보내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무기를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미 알려진 포탄도 이송된 무기 목록에 포함된다고 관계자들은 부연했다.
앞서 한국 군 당국도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뿐만 아니라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해 11월 밝힌 바 있다.
WSJ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치열한 소모전을 벌이고 국제 제재에도 직면한 러시아가 자국의 무기 생산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북한으로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안보 문제에서 더 큰 협력을 다짐했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을 포함한 안보 예산안을 처리하고자 노력했지만 공화당이 이주민 등 국내 현안을 우선하면서 협상이 해를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