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지도자 "美 후티 공격 탓에 홍해가 전쟁터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홍해 해상 항로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무력 대응을 비판했다.

14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리자 등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이날 알마나르 TV를 통한 영상 연설에서 "미국은 홍해의 상황과 이라크,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일들 모두가 가자지구 전쟁 중단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증상에 대한 치료보다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스랄라는 "더 위험한 것은 미국이 홍해에서 행한 일이 모든 해양 항해의 안전을 해칠 것이라는 점"이라며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이스라엘과의 대결을 중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미국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으로 향하지 않는 선박들, 이스라엘 소속이 아닌 선박들, 심지어 아무 관련이 없는 선박들까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의 공격으로 바다가 미사일, 드론, 전함이 동원된 전쟁터가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100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전과 관련해서는 "100일 동안 적들은 무엇을 이뤄냈는가"라며 "그들은 여성과 아동, 민간인을 죽이고 잔혹하게 파괴한 것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진정한 승리는커녕, 승리의 분위기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8일부터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미사일과 로켓 등을 쏘며 전쟁에 개입해 왔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에 집중해온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의 전쟁 개입 수위가 높아지자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표적 공습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