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부통령 "지상작전 없이는 공습 소용 없어"
"홍해 국제 운항 확보 위해 국제적 동맹 필요"
美·英 연이은 공습에도 후티 "계속 공격할 것"
◆…2023년 11월 19일 예멘 후티 반군 헬리콥터가 화물선 갤러시 리더호 납치를 위해 화물선에 접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 로이터>
미국과 영국의 연이은 공습 작전에도 불구하고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예멘 부통령이 지상 작전이 없는 공습은 후티 반군을 저지할 수 없다며 지상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이다루스 알 주바이디 예멘 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인터뷰를 통해 "지상 작전 없이는 강력한 공습도 소용이 없다"며 "홍해에서의 국제 운항을 확보하려면 국제적, 지역적 동맹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주바이디 부통령은 지난 2015년 후티 반군을 몰아내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군사적 개입과 공습도 후티 반군을 저지하는데 충분하지 못했다며 지상군에 대한 국제적 원조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군사 지원이 정보 공유, 역량 구축, 훈련 및 장비에 집중되어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미국, 영국과 논의하기를 원하는 사항이며 공동의 접근 방식 없이는 과거의 실수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바이디 부통령은 과거 아덴만에서 후티 반군을 몰아낸 바 있으며 현재 남예멘 독립운동을 이끄는 남부과도위원회(STC)의 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같은 날 아흐메드 알 살레 예멘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은 우유부단했다"라고 지적했다.
살레 보좌관은 AFP에 "미국과의 조정과 소통은 있지만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티 반군을 국제테러단체로 재지정한 미국의 결정에는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하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합법적인 예멘 정부와 지상군을 지원하고 이 전투를 관리하기 위한 완전한 협력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분쟁의 여파로 시작된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은 중동 지역 내 확전뿐 아니라 무역 차질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지역 내 안보 상황 악화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단하거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우회할 시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무려 9,000km 늘어나며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세계 무역의 약 12%가 홍해 입구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하고 있음에 따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은 후티 반군의 불법 공격이 지속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후 지난주 처음으로 예멘 영토 내 후티 반군 거점에 공격을 강행했다. 지난 12일, 미국과 영국은 전투기와 미사일을 사용해 후티 반군의 거점 28곳을 타격했으며 다음 날에도 미국은 단독으로 반군의 레이더 시설을 겨냥, 추가 공습을 시행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은 상선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지속하고 있으며 미국의 테러 단체 재지정이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후티 반군의 모하메드 압둘살람 대변인은 전날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선박과 이스라엘을 향하는 선박의 아라비아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를 막기 위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