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성희 사태에 "尹왕국인가...어쩔 수 없는 경호발동, 거짓"

더불어민주당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다가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간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왕인가"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TV토론 때 왕(王)자를 쓰더니 진짜 왕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 한마디, 대통령에게 이런 말도 못하나"라며 "윤석열은 왕이고 김건희는 중전마마인가. 그래서 무법천지, 법 위에서 군림하려 하나, 그래서 김건희 특검법도, 디올 백도, 디올 디올 넘어가려고 하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조선시대 왕보다 더 왕스러운 킹 오브 킹인가,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끌어 내나"라고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는 왕같지 않은 왕에게, 즉 폐위된 왕에게는 태조, 세종 같은 조, 종자를 붙이지 않고, 폭군같은 '군'자를 붙였다. 윤 대통령이 조선시대 왕이라면 윤조, 윤종이라는 묘호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강 의원은 '국정기조를 바꿔달라'고 했을 뿐인데 경호원들이 사지를 들어 자신을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입장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상황이었고, 강 의원이 악수했을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 강 의원이 잡은 손을 본인 쪽으로 당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호처에서 손을 놓으라고 경고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당연히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강 의원을 퇴장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민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손을 놓지 않고 잡아당기는 위해 행위를 했다', 경호가 발동된 건 이미 대통령과 악수를 끝마치고 몇 발자국 멀리 걸어나간 이후"라며 "대통령을 붙잡고 놓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경호 발동을 했다는 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성희 의원이 고함을 질러서 행사 진행을 방해해서 불가피했다', 저 때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이다. 즉 행사 진행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은 왜 말리지 않았나. 자신이 지나가고 난 후에 벌어진 일이라 막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끌려나가고 있는 걸 뻔히 눈으로 보면서도 용인한 것이다. '금도를 벗어났다', 금도를 내팽개친 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을 향해 "국민의 목소리를 전한 야당 의원을 짓밟은 초유의 사태와 관련해서 입법부의 대표로서 대통령실에 공식적인 항의는 물론 사과 요구, 재발 방지를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가 긴급운영위원회를 개최해서 사실을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잇따라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대한민국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입니까? 대통령은 그 뒤에도 입을 꾹 닫은 채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윤석열 왕국인가, 김건희 왕국인가"라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온 세상에서 모든 방송이 다 취재해서 영상으로 그대로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에서 '손을 잡고 놔주지를 않고', '시간을 끌고', '위해를 가할 위험이 있고'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보도의 기조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언론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강 의원의 행위가 대통령을 향한 '계획된 도발'이었으며, 공개 행사를 망치고 국회의원의 품위를 저해한 폭력 행위로 '공개 협박 행위' 그 자체라고 맞섰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개적인 석상에서 그것도 본인의 지역구인 전라북도 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이런 기행을 벌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국정기조를 바꾸라, 공개적으로 괴성을 지른다고 해서 이게 될 문제가 아니지 않나. 공개 협박 행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또 국가 원수의 손을 잡고 제지를 받을 정도로 하는 것은 구체적인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며 "고성도 소리 지르면 폭력이 아닌가. 언어 폭력도 심각한 폭력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에 메시지 전달할 수 있는 기회와 권한이 충분히 있는데도 이렇게 행사를 망쳐가면서 국회의원들의 품위를 저해하면서 각종 폭력 행위를 일삼으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나"라고 맹비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강 의원은 대통령께서 행사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던 중 자기 차례가 되자 대통령과 악수하던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은 채 연이어 소리를 질렀다"며 "대통령께서 잠시 당황해서 계속 인사를 해야 되니 좀 손을 놓아달라고 하실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잔칫집 분위기를 깨 자신의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고자 대통령에 대해 계획된 도발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아무리 국회의원이라도, 또 표현의 자유라도 때와 장소를 가리는 상식과 예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 의원을 번쩍 들어서 강제 퇴장시킨 것은 불가피한 최선의 조치였다"며 "강 의원은 적반하장식 행태를 중단하고 국회의원 신분을 망각한 채 비상식적이고 무리한 행동을 한 데 대해서 사과부터 하는 게 옳다"고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