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사진과 위패 없는 분향소, 근조(謹弔) 글자 없는 검은 리본"
디올백 사건 후 사라진 김건희 여사
이재명 살인미수범의 사라진 얼굴
◆…22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협의회가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1만5천9백배의 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속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만 5,900배를 올리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했다.
강추위 속에서도 유가족들이 이렇게 나서게 된 데에는 대통령이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국론 분열을 이유로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후 영정 사진과 위패 없는 이상한 분향소가 차려지더니, 근조 리본마저 근조(謹弔) 글씨가 새겨지지 않는 이상한 추모기간이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게 '망각을 강요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건 발생 후 책임자 처벌도, 진상 규명도 국민들에게서 잊혀져가고 있는 듯 보인다. 오직 유가족들만이 모진 한파 속에서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망각 강요시대, 왜 그랬을까? 왜 영정 사진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를…
참사 발생 후 49일, 사건이 발생한 이태원에서 49재 행사가 열렸다.
유난히 춥던 12월의 한기가 옷깃을 파고들던 그날 밤 추모제 행사에서는 대형 스크린에 별이 된 젊은 친구들의 사진들이 한 장 한 장 올라왔다.
사진과 함께 짤막한 편지글이 소개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흐느끼는 소리와 조용히 눈물을 흘리던 모습들이 연출됐다. 아마도 너무도 젊은 나이에 세상과 작별한 안타까운 마음이 공감과 공명을 불러오지 않았을까.
돌이켜보면, 그날의 안타까운 마음들이 모일까 두려워서,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는 국민 다수의 연대의 목소리가 두려워서, 정부는 그렇게 영정사진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와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러, 김건희 여사가 디올백을 받는 영상이 인터넷 언론 '서울의 소리'를 통해 공개되자, 갑자기 김건희 여사가 공식 행사에서 사라졌다.
다시 망각을 강요하고 싶은 것일까.
그리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이를 파고들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다시 봉합 쇼(?)를 통해 망각을 강요하려 한다. 23일 오후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조우했다. 그리고 전용열차를 함께 타고 상경한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그리고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특별 수사팀을 꾸렸던 검찰과 경찰은 그 테러범의 얼굴을 가려주고, 신상을 비공개 한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그 '비공개 이유도 비공개 한다'며 '망각'을 강요하고 있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의 요즘 행태를 보면, 누구를 위한 공정이고, 누구를 위한 상식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내 가족의 불공정과 몰상식에는 눈을 감은채,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와 디올백 사건에 대한 무대응에 국민들 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조차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망각 강요시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공포될 수 있기를, 김건희 디올백 사건과 특검법 통과로 불공정과 몰상식이 바로 잡히길, 이재명 살인미수 테러범의 신상과 얼굴을 드러내 백주대낮 테러범의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