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후 냉각수 배출 포착해 경수로 가동 확인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도록 경수로 개조
◆…북한 영변 핵단지를 찍은 위성사진. 2022.05.07 사진=로이터통신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가 지난해부터 정상 가동돼 매년 12기의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에 따르면 미 과학국제연구소(ISIS)가 보고서를 통해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가 가동되고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SIS는 지난해 10월부터 상당량의 온폐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배출됐으며 겨울철 배출지점 근처의 얼음과 영변 핵단지내 복합터빈 건물 지붕의 눈이 녹아 있는 것을 근거로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ISIS는 "북한 발표대로 경수로가 최대 용량인 100MW(메가와트)에 도달했는지의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핵단지 내 5MW 원자로는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안킷 판다 선임 연구원도 NK 뉴스에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량 추정이 적정하다"며 "북한의 기술자들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난 10년 동안 100MW 경수로를 개조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영언론이 몇 년 동안 이 원자로를 경수로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도 유사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북한 영변의 더 큰 경수로에서 활동이 증가했으며, 냉각기에선 다량의 물이 배출되는 것을 관측했다"며 "이는 이 경수로가 시운전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ISIS는 북한이 경수로를 이용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구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ISIS는 100MW 경수로가 70~80% 용량으로 가동될 경우 연간 19.5~22.3kg에 달하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기존의 5MW 용량의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의 약 5배 정도의 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핵무기에 원자로급 플루토늄을 사용하면 품질이 낮아 불완전 폭발 가능성이 높고 장기 보관시 탄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