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9월 발표된 제41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경남 김해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졸업생 김영웅(32)씨로 의과계열 학생이 많은 인제대에서 개교 27년만에 처음 배출한 공인회계사가 됐다.
하지만 김씨는 90년초반 제주도에서 고교를 다닐때만해도 공부에는 취미가 없어 꼴찌 근처를 맴돌던 학생이었고 졸업직후 전문대에 진학했으나 군 복무후 곧바로 자진퇴학을 결정, 소규모 유흥주점업에 뛰어들었다 실패를 맛보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다 그가 눈을 돌린 곳은 주식시장으로 학교 공부와 달리 알면 알수록 재미가 있는 주식시장에 빠져들면서 본격적으로 금융공부를 시작, 지난 98년과 99년 투자상담사 1, 2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친 김에 남들이 어려워하는 펀드매니저 운용전문인력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김씨는 자신감을 얻어 증권사 취업에 도전했지만 고졸 학력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했고 뒤늦게 대학문을 두드렸지만 자신보다 7-8살이 적은 수험생들과 수능시험을 봐야 한다는 사실에 또다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러나 금융관련 전문자격증과 대학지원동기가 충분한 김씨에게 인제대는 '자기추천제'를 통해 수능시험없이 입학을 허락했다.
이후 김씨는 단 한번도 과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학교에서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지도교수들은 개인적으로 장학금을 유치하며 김씨를 후원했다.
자신의 열정과 학교의 지원으로 2004년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으나 그해 실시된 2차 시험과 2005년 시험에서 모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계속된 불합격에 낙담도 했을법한 김씨는 당시의 심정에 대해 "고시생들은 실패가 계속되면 슬럼프에 빠지고 내게도 슬럼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실패하는 순간 다시 시작을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 2월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 다시 도전해 합격한데 이어 지난 7월 2차 시험에서도 합격,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했다.
현재 서울시 강남구의 회계법인 '나무'에서 본격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책값도 대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에 도와주신 학교와 교수님들께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솔직히 자신 스스로를 위해 한 일인데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며 겸손해 했다.
김씨는 "꼴찌를 하던 시절에도 단 한번도 나는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스스로를 믿지 못해 꿈을 포기하고 시작조차 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며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이제 또다른 도전길에 오른 김씨는 앞으로 외국어 공부에도 전념해 국내외를 오가며 M&A와 기업컨설팅 전문 공인회계사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