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홍콩ELS 추정손실 7조원…증권사 영향 제한적” [미래證]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5조원 규모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의 손실액이 7조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2016년 증권사들이 겪은 대규모 파생손실과 같은 상황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연홍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2021년 대규모로 발행된 홍콩H ELS가 대부분 조기상환에 실패하면서 올해 만기가 집중될 전망"이라며 "연도별 만기도래액은 2024년 15조원, 2025년 0.7조원, 2026년 2.4조원으로 대부분 2024년에 포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홍콩H ELS 만기는 상반기 10조원, 하반기 5조원으로 앞쪽에 치우쳐 있으며 월별로는 4월 2.7조원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 손실 회피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정 연구원은 "ELS 발행에 따라 증권사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은 채권에 투자되기 때문에 ELS 시장이 위축될 경우 채권시장 자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다만 홍콩H 같은 부정적 이슈로 ELS 시장이 위축되면 만기자금은 은행 예금 등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여전채를 비롯한 채권시장 수급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홍콩H ELS 손실로 인한 재투자 수요 감소, 금감원 불완전판매 감사 등의 영향으로 ELS 발행규모는 당분간 위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렇지만 2016년 헤지 실패 등으로 인한 증권사 파생부문의 대규모 손실과 같은 상황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2016년 ELS 낙인 사태 이후 자체헤지 비중을 줄이고 백투백 헤지를 확대해 시장 변동성 리스크를 낮춰왔다"면서 "증권사의 유동성갭(유동성자산-유동성부채) 대비 자체헤지 비율이 적정범위 내 유지되고 있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마진콜 대응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번 ELS 손실사태가 우려와는 달리 여전채 수급이나 증권사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크래딧 스프레드 및 조달시장 분위기를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투백 헤지는 증권사가 발행한 ELS와 동일한 조건으로 외국계 금융사와 파생계약을 맺어 리스크를 외국계 금융사에 전가하는 헤지 방식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