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작년 4분기 유가하락에 수익성 흔들…비정유 부문은 선방

4분기 영업익 76억…순익은 환차익 덕에 2098억
연간 영업이익 1조 4186억…전년대비 58% 감소

S-OIL이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일회성 손실에 주력인 정유사업이 크게 흔들리며 영업적자를 겨우 면한 성적표를 내놨다. 역대 최대 호황기를 누렸던 전년도와 달리 작년엔 유가와 정제마진 등락폭이 다소 컸던 탓에 분기마다 널뛰기 실적을 보인 끝에 연간 이익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다만 4분기엔 마찬가지로 유가 하락세에 수익성이 흔들렸던 2분기와 달리 환율약세 속 환차익을 얻어 순이익 하락을 방어해 한숨을 돌렸다.

2일 공시에 따르면 S-OIL은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 8304억원, 영업이익 76억원, 당기순이익 2098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7.2%, 순이익이 8.3% 줄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9.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99.1%, 61,5%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9.4%p 하락한 0.1%에 그쳤다.

유가 흐름따라 널뛰기 실적이 나타나는 정유업계의 고질적인 모습이 지난해에도 빚어진 모습이다. 매출의 경우 지난 2022년 2분기 11조 4424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한 뒤 4분기 연속 하락하다 3분기부터 연이어 반등을 일궜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5157억원, 2분기 364억원, 3분기 8589억원 등 롤러코스터 같은 그림을 내비쳤다.

사업부문별로 4분기에 석유화학이 전분기 대비 3.5% 늘어난 470억원, 윤활이 같은 기간 53.7% 증가한 22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정유부문이 3분 6662억원 흑자에서 2657억원 적자로 전환돼 신음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요인으로 정유가 적자전환됐는데 재고관련손실 규모도 1440억원 수준으로 정유부문이 1520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석유화학은 30억원 손실, 윤활은 110억원 이익으로 집계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환위험관리로 순환차이익 1623억원을 거두고 9조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 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바탕으로 세전이익 1376억원과 함께 순이익 흑자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초 배럴당 80달러를 넘겼으나 2분기 70달러대로 하락했고 3분기 90달러 수준으로 고점을 찍은 뒤 4분기 말 재차 70달러대로 내려섰다. S-OIL에 의하면 정유사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싱가폴 정제마진도 1분기 배럴당 7.7달러, 2분기 0.9달러,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로 변동폭이 컸다.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 보통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된다.

S-OIL은 "4분기 정제마진은 이동 연료에 대한 비수기 수요 둔화와 평년대비 온화한 초겨울 기후로 인해 소폭 축소됐으나 낮은 재고수준에 의해 지지됐다"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논 오펙(Non-OPEC) 원유 생산량 증가로 인해 하락했지만 오펙플러스(OPEC+, 석유수출국기구와 비 오펙 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원유 감산 연장으로 하락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정유 부진 속 비정유 부문인 석유화학에선 S-OIL의 제품 중 가장 비중이 큰 파라자일렌(PX)과 함께 벤젠 시장이 견조한 수요를 유지했고 유가 하락으로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계절적 비수기 이후 수요가 회복돼 개선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누계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35조 7272억원, 영업이익 1조 4186억원, 당기순이익 9982억원으로 기록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5.8%, 영업이익이 58.3%, 순이익이 52.6%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4.0%로 전년도보다 4.0%p 떨어졌다.

고유가와 수요 회복 등에 2021년 영업이익 2조 1409억원과 2022년 3조 4052억원으로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호황기를 누렸던 당시보다 수익성이 주춤했으나 코론나19 팬데믹에 1조원 규모 적자를 쏟아냈던 2020년의 충격에선 완전히 벗어나며 수익성 방어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사업별로 정유가 3991억원, 석유화학이 2037억원, 윤활이 815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재고관련효과는 980억원 손실로 정유 860억원 손실, 윤활 210억원 손실, 석유화학이 90억원 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S-OIL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대규모 정기보수와 정제 마진 감소에 따른 정유부문 수익성 축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부분의 수익 개선과 윤활부문의 견조한 수익성 유지에 힘입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정제마진이 배럴당 6달러를 넘어서고 최근 팬데믹 이전 90% 수준까지 수요가 회복되는 등 우호적 업황에 따른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낮은 글로벌 재고수준에 안정적 수요 성장이 더해져 평년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석유화학도 신규생산설비 감소 속 견고한 수요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도 부지정지 공사 48.0%, EPC(설계·조달·시공) 18.7% 등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회사측은 "순이익은 회사의 지속성장과 한국의 에너지 전환 지원을 위해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와 주주에 대한 배당, 재무건전성 강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