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13일 "참여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이 사표를 내고 나간 비서관 상당수에 대해 재취업이 확실해질 때까지, 재취업을 못한 경우 청와대에서 고생한 보상으로 상당기간 사표처리를 미루는 방식으로 몰래 월급을 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행 '대기발령' 제도를 이용해 취업할 곳이 없는 비서관들에게 급여를 계속 지급했다는 것. 김 의원은 "문제는 청와대 인사담당부서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고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20명의 국장급 이상 비서관의 퇴직일(전출일)과 면직일을 조사해 본 결과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114일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전직 비서관들은 이후 공기업 등에 재취업하는 등 '낙하산'으로 내려간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들 20명의 퇴직자들이 면직일부터 퇴직일까지 지급받은 월급 액수를 국정감사자료로 제출해달라는 의원실 요구에 대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며 "청와대는 퇴직전 업무인수인계 등을 이유로 사표를 낸 뒤 퇴직절차를 밟는 과정이 길어져 면직일과 퇴직일이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참여정부 출범 후 퇴직한 비서관(2006년 9월 현재 105명)들의 임면현황과 직위별 재직기간을 비교해 본 결과 이들 20명의 비서관을 제외한 85명은 면직과 동시에 퇴직처리가 됐다고 청와대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비서관들이 청와대 퇴직 후 퇴직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왕의 남녀'들에 대한 특혜 소지가 있다"며 "산하기관에 재취업하거나 재취업이 확실해지는 시점에 맞춰 퇴직처리를 해주는 것은 상식이하의 처사이며 청와대가 국민세금을 허투루 쓴 혐의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