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닮아가
여와 야,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심각성 느껴야
인구 감소 뿐 아니라 인구 노령화 급진적
결혼 기피 원인? 집값과 자식 교육…대책 필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사진=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박승 한국은행 전 총재는 11일 "제로성장 문제와 인구 절벽 문제에 대해 과연 우리나라 여야 정치권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고,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대단히 답답하다"고 우려했다.
박 전 총재는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앞으로 우리 경제의 앞길이 걱정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출 주도 고도성장을 지속해서 지금 선진국의 문턱까지 오지 않았느냐"라며 "그런데 2020년대 들어서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꺼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닮아가는 것 아니냐 하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은 지금 급속도로 생산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 증가는 이미 10년 전부터 증가세가 꺾여서 현상 유지 아니면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라며 "그렇게 되면 내수로 성장을 해야 할 것인데, 내수는 무거운 가계 부채로 짓눌려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많은 연구기관들이 앞으로 한국경제는 20년 내지, 30년 이내에 성장이 멈출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제로 성장으로 간다 이렇게 보고 있고 그래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가 볼 때는 이대로 가서는 우리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한국경제는 일본이 경험한 것과 유사한 장기 침체 또는 그보다 더 가혹한 경기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나 국민, 여와 야,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고 이에 대해서 대응책을 서두르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본다"라며 "무엇보다도 우선 당장 시급한 것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생산 노동력, 이 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이것이 국내 출산으로 안 된다면 외국 인력을 가지고라도 해결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처럼 지금 자원은 없고 생산 노동력은 부족해지는 나라에서, 앞으로 경제 성장 동력을 세우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기술 경쟁력으로 성장 동력을 세우는 길밖에 없다"라며 "또 한 가지 더 당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나라 국내에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그리고 외국 자본이 우리 한국에 들어와서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 지금은 그게 안 돼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7이다. 지금 미국은 1.7, 일본은 1.3, 중국은 1.2, 북한은 1.9 그리고 OECD 국가의 평균은 1.6이다"라며 "우리나라가 1970년대 합계 출산율이 4.5명이었는데 인구만 감소할 뿐 아니라 인구 노령화가 급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되는 초고령사회에 내년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진행된다면 결국 우리나라는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대단히 심각한 상황이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라며 "그런 상황을 절감하고 해결 노력을 하는 노력은 미흡한 상태여서 대단히 답답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이제 이민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민 정책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보고 이와 동시에 국내적인 출산 정책에 있어서도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본다"라며 "지금 결혼을 기피하고 출산을 기피하는 주원인은 첫째가 집 사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두 번째가 자식 가르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집값을 좀 싸게 만드는 대책이 없는가 하는 것을 찾아봐야 할 것이고 또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사교육을 시정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동시에 이 교육을 사회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시 말하면 교육비를 국가가 부담하는, 가령 독일이나 지금 덴마크나 스웨덴이나 이런 나라에 있어서는 모든 국민의 교육비를 대학까지 교육비가 무상으로 교육하고 있고 거기다가 한 달에 약 100만 원 정도의 교육지원비를 지원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정도까지는 재정이 허용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저소득층까지만이라도 우선 그런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나라의 심각한 핵심 문제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제로성장 문제와 인구 절벽 문제에 대해서 과연 우리나라 여야 정치권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고,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저는 사실 대단히 답답하다. 그래서 이 점에 대해서 정부나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대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