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공천 관련 공식 논의기구 아님 분명…당 공식 입장 기대"
"밀실 논의…시스템 공천 부정하는 오해 살 수 있어"
구자룡 "국민 눈높이 공천, 다수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가 컷오프돼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22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재한 당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서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현역 의원들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웅래 의원이 "마치 당의 공식 논의 방향처럼 보도되어 유감"이라면서 "이러한 비공식 모임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시스템 공천을 통한 신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제하의 게시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의원은 "보도된 논의 참여자들을 볼 때 최고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 등 당의 공천 관련 공식 논의 기구가 아님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 논의에서 오간 얘기가 마치 확정된 당 지도부의 방향처럼 보도된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의 공식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비공식 모임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고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 등 당의 공식 회의 테이블이 아닌, 비공식 논의 구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결정적 내용의 논의를 하고 언론에 알린다면, 이는 밀실 논의의 오해소지, 이기는 공천, 시스템 공천을 부정하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오랜 노력의 결실"이라며 "더 이상 신뢰가 훼손되지 않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 주재로 지난 13일 저녁부터 자정까지 비공개 지도부 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지역구 공천 현황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회의에는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등 공천 담당 지도부 의원뿐 아니라 정성호 의원과 박찬대 최고위원 등 친명 핵심 의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에게 지역구별 공천 심사 현황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면서 뇌물수수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는 노웅래 의원(4선)과 라임 금품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기동민(재선), 이수진 의원(비례) 등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의원들이 컷오프 주요 대상으로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 의원은 14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사법리스크'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공화국에 핍박받는 게 이재명 대표 아니냐. 우리처럼 정치 탄압을 받은 사람도 함께 싸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시스템 공천"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만 외롭게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같이 싸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우리 민주당의 입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인사인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당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에서 컷오프 논의가 이뤄졌다는 보도에 대해 "당에서 논의하는 것은 사법 리스크에 대한 규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경쟁력 부분이 훼손되는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검찰 사법 문제에 관련해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단돈 1원이라도 수수한 게 있느냐 여부인데 이 대표한테는 검찰이 아무리 뒤져봐도 1원 하나 받았다는 게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 같은 경우 결국 당무위에서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긴 했지만 개별 사항으로 들어가다 보면, 예를 들어 양복은 받았다고 인정되고, 후원금으로 받았다, 이런 부분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실제 지역구에서 유권자들이 반응들이 있어, 실제 당에서 여러 조사를 해보면 경쟁력 부분에서 문제가 노출되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고심을 안 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노 의원이 컷오프로 결론 날 경우 무소속 출마 뜻을 지도부에 전했다는 보도 관련해선 "마포갑 지역 같은 경우는 박빙 접전 지역인데, 무소속 출마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실제로 저희 당으로서는 선거 치르기가 참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공천 형평성을 문제 삼는 비판을 쏟아냈다.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가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역 의원에 대한 컷오프 논의를 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누가 누굴 자르는가. 그 정도 자르면 본인 방탄은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부모 자식 간에도 권력은 나눌 수 없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방탄은 나눌 수 없다'라는 상황은 정말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구 비대위원은 "민주당에서는 원칙이 있는 공천이 있는지 참 우려스러운 마음"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따라서 공천이 이루어진다면 순리에 따른 공천은, 가장 비리 혐의가 많고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컷오프되고, 그 기준에 따라서 방금 논의됐던 다른 의원들이 적용을 받는 그런 상황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이끄는 당이고 이 대표가 출마하는데 (노 의원이) 자기가 안 나가겠다 이런 생각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비꼬며 "모든 문제는 이 대표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