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쌀보다 단백질 8%·지방 7% 함유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낮은 성분 구성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운 식감 단점 꼽혀
◆…소고기 맛 나는 쌀. 사진=연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맛·질감·영양성분이 소고기와 동일한 '쇠고기 쌀'을 개발해 관심이 모아졌다.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연구팀은 강원대 동물응용과학과·배양육 스타트업 심플플래닛·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중앙대 연구팀과 함께 동물의 근육과 지방세포를 배양한 '쇠고기 쌀'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가공해 만든 '쇠고기 쌀'은 일반 쌀보다 단백질이 8%, 지방이 7% 더 많이 함유된 데다 맛·질감이 고기와 동일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진은 배양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사용할 △세포의 종류 △배양액의 종류 △세포를 키울때 사용하는 지지체 △어떻게 식품으로 가공할지 등을 꼽았다.
특히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포들을 감싸고 입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지체가 필요한데 연구진은 지지체 후보군으로 쌀을 주목했다. 쌀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아 세포를 키우는데 조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소 줄기세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도 가지고 있어 동물 유래 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지지체로 확인됐다.
◆…실험실 접시에 쇠고기 쌀을 배양하는 모습. 사진=연세대 제공
연구팀은 세포가 쌀에 더 잘 달라붙도록 생선에서 추출한 젤라틴으로 코팅했다. 이후 소 근육과 지방 줄기세포를 쌀에 뿌려 실험실 접시에서 9~11일 동안 배양했다. 이렇게 배양된 쇠고기 쌀은 식품 안전 요건을 충족하고 식품 알레르기 유발 위험 가능성도 낮았다.
다만 직접 밥을 지어 영양가, 냄새, 질감 등 다양한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일반 쌀보다 식감이 더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운 특징이 있었다. 또 근육 함량이 높은 쇠고기 쌀에서는 쇠고기나 아몬드와 같은 냄새가 났으며, 지방 함량이 높은 쌀에서는 크림, 버터 및 코코넛 오일 냄새가 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쇠고기 쌀'의 경제적·환경적 장점을 내세우며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쇠고기 쌀 배양이 상용화된다면 쇠고기가 ㎏당 2만원인데 반해 쇠고기 쌀은 ㎏당 약 30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단백질 100g을 생산할 경우 쇠고기는 49.89㎏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쇠고기 쌀은 이산화탄소 6.27㎏이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신도 쇠고기 쌀에 주목했다. BBC는 14일 쇠고기 쌀에 대해 "저렴하면서 환경 친화적인 단백질 공급원이 될 새로운 유형의 하이브리드 식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 15일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