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물가, 금융 상황 모두 긴축적 통화정책 유지 필요성 보여"
한화투자證 "7월 1회 인하, 연말 기준금리 3.25% 유지"
NH투자證 "연준 인하 신호 약해진 상황…2월 금통위, 기존 스탠스 반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한은의 '긴축기조' 유지에 대한 입장은 변화하지 않았고 경제, 물가, 금융상황 모두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달 30일 한은이 공개한 '2024년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의하면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는 있지만 각종 경제지표의 움직임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확신해 잘못된 정책을 수행할 가능성을 더 엄격히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일부 의원은 향후 정책기조 전환 시 인플레이션 재발보다는 부동산 가격 급등 등 금융측면의 부작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8%를 기록하면서 2%대에 진입했지만 'Last Mile'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기저효과가 약화되면서 헤드라인 물가상승률도 다시 반등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기조적 물가 둔화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시장은 분석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이 반등하며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주력 수출 품목들의 업황도 부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출과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미국의 경기 상황도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한은은 지난 7일 '2023년 12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한은 조사국에서는 2024년에 490억달러 흑자, 2025년 590억달러 흑자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되는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라인 경기 회복세, 상품수지 호조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며 "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상황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비례해 올라가지 않은 대출금리, 반등 여지가 보이는 가계대출, 낮은 수준의 부실채권비율 등을 고려하면 현 긴축기조의 통화정책 전환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며 인하 이후에도 긴축 정책의 완전한 퇴장까지는 추가적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전망(연내 1회 인하(7월), 연말 기준금리 3.25%)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적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1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 모두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항목별로 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자가임대료(OER) 물가가 핵심이었으며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타 서비스 물가가 급등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양호한 상황이며 고용지표 역시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연준 관련 인사들은 연이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시작 시점에 대한 시장 전망은 6월로 미뤄진 상황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금리)인하 조건은 연준의 인하 신호, 물가 안정화, 가계 부채 문제 안정화 등 대내외 조건이 모두 필요하다"며 "특히 당사는 세 가지 조건 중 연준의 인하 신호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월 금통위 이후 위 세 가지 조건의 달성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특히 연준의 인하 신호는 약해진 상황"이라면서 "2월 금통위는 만장일치 동결과 함께 1월 금통위 스탠스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