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셰일 생산 정점 찍었나…"유가 85달러 갈 것" 전망 상향

美하루 생산 증가량 작년 100만배럴→올해 17만배럴

모건스탠리 "브렌트유 전망치 80~85달러로 상향"

지난 2년간 유가 급등을 억제했던 미국의 셰일 생산이 정점을 찍으면서 향후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WSJ은 지난해 미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0만배럴씩 증가했지만, 올해는 하루 17만 배럴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6년 이후 가장 작은 연간 증가 폭이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과 최근 중동 지역을 포함한 지정학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원유의 생산 증가는 세계적으로 유가 상승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

다만 WSJ은 이 같은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미국의 원유 생산업체들은 생산을 크게 늘렸으나 유가가 안정되면서 이를 줄이고 있다.

석유탐사 기업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운영되는 석유 굴착 장치의 수는 2022년 말부터 20% 감소해 약 500개로 줄었다.

아울러 생산 운영업체 중 상당수가 대형 기업에 인수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 상장 기업들은 새로운 유정을 시추하는 것보다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비상장 기업인 엔데버 에너지를 인수한 후 비용 통제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엔데버 에너지와 같은 민간 기업은 최근 유가 상승에 생산량을 늘리고 유가 하락 시 생산량을 줄이며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츠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엔데버 에너지를 포함한 10개 원유 생산 기업이 미 퍼미안 분지 생산량 증가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서부 텍사스와 남동부 뉴멕시코에 걸쳐 있는 퍼미안 분지는 팬데믹 이후 미국의 석유 생산량 증가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지난해 미국은 하루 약 1,29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는데 이는 여느 국가와 비교해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수준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폴 호스넬 상품 연구 책임자는 "누군가 매우 극적인 새로운 기술 혁신을 내놓지 않는 한 원유 생산량 성장의 용이성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호스넬은 최근 너무 많은 유정이 시추됐으며 셰일 유정 생산량이 초기에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고려할 때 향후 성장이 크게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낮추고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했다.

다만 미국이 지속해서 원유 생산량을 늘려갈 수 있다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맥쿼리의 월트 챈슬러 에너지 전략가는 굴착 장치 수가 감소함에 따라 시추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올해 12월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하루 66만배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챈슬러는 미국의 다른 기업들 역시 에너지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우리는 기업들이 사라지고 등장하는 것을 봐왔다"며 "이것이 2024년에 주목해야 할 핵심 사항"이라고 말했다.